[장석주의 사물극장] [119] 밥 딜런과 '할리 데이비슨'

조선일보
  • 장석주 시인·문학평론가
입력 2019.10.10 03:10

밥 딜런(1941~ )이 2016년 10월 노벨 문학상을 받자 세계가 놀랐다. '얼마나 먼 길을 걸어야/ 인간은 사람이라 불리는 걸까?/ 흰 비둘기는 얼마나 많은 바다를 날아야/ 모래 속에서 잠들 수 있을까?'라는 노래를 음미하며 듣는다면, 그가 휘트먼에서 앨런 긴스버그로 이어지는 미국 현대시의 위대한 계보에 속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州)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로버트 앨런 지머맨이다. 음악에 눈을 뜬 건 열 살 무렵. 레코드플레이어가 달린 라디오로 심야방송을 들으며 블루스의 세계에 빠졌다. 고등학교 시절 로큰롤, 흑인음악, 제임스 딘의 영화에 심취했다.

[장석주의 사물극장] [119] 밥 딜런과 '할리 데이비슨'
그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컨버터블 자동차나 대형 모터사이클인 할리 데이비슨을 몰고 질주하다 종종 사고를 일으켰다. 그는 말썽쟁이 '로큰롤 보이'이면서 동시에 독서광이었다. 잭 케루악의 소설을 읽고 시를 썼다. "자주 시를 썼다. 시인이 되면 먹고살 길이 막막해지기 때문에 근심스러웠다." 그 무렵 생애 첫 밴드 '조커스'를 결성해 연주를 했다.

1959년 10월경 작은 무대에서 노래할 때 주인이 이름을 묻자 '밥 딜런'이라고 했다. 영국 시인 딜런 토머스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1960년 12월 기타와 슈트케이스만을 달랑 들고 히치하이크를 하며 미네소타를 떠났다. 북미 대륙을 가로질러 연주하면서 이듬해 1월 뉴욕 그리니치에 도착했다.

21세 때 첫 앨범 '밥 딜런'을 낸 뒤로 미국 대중음악사의 가장 중요한 페이지를 써나갔다. 1963년 여름에서 1964년 봄까지 시, 산문, 희곡 작품을 쓰고, 1971년에는 첫 소설 '타란툴라'를 펴냈다. 록의 영혼, 보헤미안, 노래하는 철학자, 위대한 시인으로 평가를 받은 밥 딜런은 지금도 연주하고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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