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인 "정경심도 증거인멸 부인 못할 것"...유시민 '편집 방송'에 "인터뷰 후회"

입력 2019.10.09 21:25

김경록 "하드 교체·PC 반출, 증거인멸 맞다" 인정했지만
유시민 방송선 曺측에 불리한 내용 빠져…檢에 녹취록 전문 제출
인사청문회 당일 정경심 지시로 노트북 건네…정씨는 부인
與 "보복성 조사"주장vs.檢 "방송과 무관, 본인·변호인 동의"

조국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의 집과 연구실 PC를 교체·반출해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37)씨가 검찰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인터뷰한 것을 후회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9일 파악됐다.

유 이사장은 전날 유튜브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김씨 인터뷰 녹취를 공개했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유 이사장이 공개한 녹취 내용만 보면 김씨는 불법 증거인멸을 부인하며 사모펀드 투자 역시 조 장관 가족이 피해를 본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이 됐다. 그러나 이는 2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화 중 20분 분량만 방송에 포함됐고, 조 장관 부부에게 유리하게 편집돼 나가 김씨 주장의 전반적 취지와는 동떨어진 것이라는 것이다.

8일 오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는 조국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의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37)씨의 육성 인터뷰를 공개했다. /알릴레오 유튜브 캡처
8일 오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는 조국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의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37)씨의 육성 인터뷰를 공개했다. /알릴레오 유튜브 캡처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유 이사장과의 인터뷰 녹취록 전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검찰에 증거인멸과 관련한 사실관계 전반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객관적인 행위가 있는 만큼 정씨도 이를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는 유 이사장과 대화에서도 "제가 인정을 했다. 업그레이드를 하건, 뭘 손을 대건 하드(디스크)나 이런 것들은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제출을 했지만,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이라고 인정을 하는 게 맞는다. 제가 생각하기에도"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좀 멍청한 행동을 한 거 같아요. 저도 그렇고 교수님(정씨)도 그렇고"라고도 했다.

조 장관 가족 자산 14억여원을 관리해 온 김씨는 정씨 지시로 검찰의 동시다발 압수수색 하루 뒤인 지난 8월 28일 서울 방배동 조 장관 자택 PC 하드디스크 2개를 교체했다. 사흘 뒤인 31일에는 차량에 정씨를 태우고 함께 경북 영주에 있는 정씨의 동양대 연구실로 가 PC를 꺼내왔다. 김씨는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한 지난달 3일 보관하던 PC, 하드디스크를 검찰에 임의제출했다. 김씨는 동양대 방문 즈음 정씨의 노트북도 자신의 차량에 보관했는데, 이는 정씨에게 건넸다고 한다. 김씨는 "조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달 6일 정씨의 요청으로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로 찾아가 노트북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정씨는 그러나 8일까지 세 차례 검찰 소환조사에서 증거인멸 관련 객관적 사실관계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김씨 소환도 검찰이 호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노트북 전달 장면을 확인했음에도 정씨가 이를 부인함에 따라 김씨와 함께 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의 방송에서는 김씨가 동양대 연구실 PC 반출과 관련,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해야겠다. 저도 그때는 검찰이 유리한 것은 빼고 불리한 것만 빼서 뭔가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 부분만 방송됐다. 또 "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다 없앴을 것이다. 시간도 많았다"고 말한 부분도 방송에 나갔다. 앞서 유 이사장이 방송에서 "증거 인멸이 아니라 증거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검찰이 압수수색해서 장난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동양대 PC를 복제하려고 반출했다"고 주장한 것과 비슷한 대목만 공개됐다는 것이다.

정씨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부분도 김씨 진술은 토막난 채 방송됐다고 한다. 김씨는 유 이사장에게 "(정씨가) 예금은 안 하시겠죠. 왜냐면 성향 자체가 주식으로 운용을 하던 성향"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가 평소 고수익을 쫓는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였다는 취지다. 그러나 유 이사장 방송에는 "조범동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그림을 보면 매우 단순해진다"며 조 장관 가족이 투자 피해자처럼 비춰질 대목만 공개됐다.

검찰이 전날 김씨를 추가 소환한 것이 유 이사장 방송날과 겹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압력성·보복성 조사 우려가 커 보인다"며 "김씨 인터뷰에 대한 검찰의 불편함이 심야조사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씨와 변호인 동의 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특정인이 진행하는 방송 방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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