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에 한국어시험 33만명 응시… 5년새 12만명 늘어

조선일보
입력 2019.10.09 03:00

부정행위도 5년새 2배 늘었는데 교육부 산하 시험 관리인력은 4명

지난 4월 중국 베이징·청두 등 토픽(TOPIK·한국어능력시험) 시험장 5곳에 한국 국립국제교육원과 주중 대사관 직원, 중국교육부고시중심 직원 등 60명이 급파됐다. 역대 최다 인원인 10만8000명이 응시한 이날 시험에선 대리 응시자 20명이 현장 적발됐다. 이후 필적 조회 등을 통해 30명의 대리 응시자를 추가로 밝혀냈다. 작년 10월 중국에서 치러진 토픽 시험에선 대리응시자 108명이 한꺼번에 적발되기도 했다. 교육부가 국회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처럼 토픽 시험에서 대리 응시, 전자 기기 사용 등 부정행위로 적발된 사례가 5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5년간 부정행위 1300건 적발

한국어능력시험 부정행위 적발 건수
토픽은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해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의 한국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한류 열풍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늘면서 응시 인원이 2014년 20만8448명에서 지난해 32만9000명으로 늘었다. 한국어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부정행위도 함께 늘고 있다. 2014년 154건이었던 부정행위는 2017년 177건, 2018년 401건으로 최근 가파르게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283건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2014년 이후 총 1250건이다. 국가별로는 국내에서 일어난 부정행위가 741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276건), 베트남(79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에서 적발된 사례는 대부분 국내 체류 중국인 등 외국인이었다.

시험 시간이 지났는데 답안을 쓰는 등의 단순 부정도 있었지만, 시험을 대신 치르거나 전자 기기를 이용하는 등 계획적인 부정도 상당수였다. 최근 5년간 중국에서 벌어진 부정행위 276건 중 93%(257건)는 계획 부정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에선 수험표와 신분증 사진 등이 일치하는지 철저히 보는데, 중국에선 상대적으로 검증이 허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응시자 수 33만명인데 관리 인력은 4명

교육부는 올해 토픽 시험 응시자가 연말까지 37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관리 인력은 4명뿐이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태국·수단·온두라스·에티오피아 등 85개국에서 시험을 보는데,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의 정규직 2명과 비정규직 직원 2명이 국내외 시험을 모두 관리한다. 시험 접수와 현지 지원, 정산, 관리감독까지 모두 이 4명의 몫이다. 국제교육원 관계자는 "지원자가 많지 않았을 땐 이 정도로 충분했는데, 3년 전부터 지원자가 크게 늘어 전 세계를 담당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특히 해외의 부정행위 등을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실제 한국에서 낮은 성적을 받은 응시자들이 상대적으로 관리가 허술한 중국으로 건너가 '대리 재시험'을 치는 경우가 많다. 박찬대 의원은 "중국에선 지난해 7만여명이 응시했는데 부정행위 적발 건수는 137건에 불과해 적발되지 않은 인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 34개 지역 시험장에 중국어판 감독관 매뉴얼을 보완해 전달했고, 현지 시험 운영 기관에도 관리 감독을 강화하도록 요청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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