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000억 들인 멀쩡한 원전 강제 폐기, 文 개인의 나라인가

조선일보
입력 2019.10.09 03:20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오는 11일 월성원전 1호기의 '영구 정지안'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월성 1호기는 2012년 1차로 30년 운영 허가 기간이 만료되기 앞서 7000억원을 들여 9000건의 설비 교체로 2022년까지 수명을 10년 연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한수원 이사회는 현 정부의 탈원전에 박자를 맞춰 작년 6월 긴급 이사회에서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이번 원안위 심의는 최종 폐로(廢爐) 절차인데, 원자력 반대론자들이 모여 있는 위원회가 무슨 결정을 내릴지는 뻔하다. 미국은 원전 99기 가운데 88기에 대해 첫 운영 허가 기간 40년에 더해 20년 연장 승인을 해줬는데, 한국은 35년만 쓰고 버리는 걸로 결론나게 된 것이다. 한국이 미국보다 부자 나라인가.

국회는 지난달 30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핵심 근거인 '경제성 평가'가 왜곡됐다는 야당 주장에 따라 감사원 감사 요구안을 의결했다. 월성 1호기 가동률은 35년 평균이 78.3%, 2015년엔 95.8%까지 올라갔는데도 한수원은 미래 가동률이 경제성 분기점인 54.4%를 넘기기 힘들 거라며 경제성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엉터리도 이런 엉터리가 없다. 경제성 평가 관련자를 모두 가려내 국가 경제에 중대 손실을 입힌 혐의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원자력발전 회사인 한수원을 태양광 회사로 변신시키겠다는 사람들이 한 짓일 것이다.

원자력을 줄이면 석탄발전소, LNG 발전소 가동을 늘리는 도리밖에 없다. 그러면 미세 먼지가 늘고 온실가스도 많이 배출된다. 실제 환경부는 7일 이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6년보다 2.4%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특히 석탄과 가스 발전 분야에서 늘었다. 한국은 2030년까지 발전 분야 온실가스를 5780만t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늘고 있다. 2018년 총배출량은 2017년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원전 한 기를 멈춰 세우고 대신 석탄화력발전소를 가동하면 연간 500만t 이상 온실가스가 더 나온다. 정부는 월성 1호기를 포함해 2029년까지 원전 10기를 폐쇄하려고 한다. 탈원전을 포기하고 대신 석탄 발전소를 줄이면 5000만t 넘는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최근 석탄발전소 최대 27기의 겨울철 가동을 중단한다는 미세 먼지 비상 대책안을 내놨다. 탈원전만 아니었다면 이런 식의 비상 대책을 동원하지 않고서도 국민 건강을 지키면서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흐름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부는 그런 합리적인 길을 놔두고 2030년까지 무려 100조원을 투입해 태양광, 풍력을 늘리겠다고 하고 있다. 그 결과로 국토의 아까운 숲이 파괴되고 전기 요금은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태양광 보조금의 상당 부분은 친정부 '태양광 마피아'들 주머니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이 속속 밝혀지는 중이다. 대통령 한 사람의 잘못된 고집으로 나라가 길이 아닌 길로 가고 있다. 국민 다수가 탈원전에 반대하는데 들은 척도 않는다. 나라를 문재인 개인 소유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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