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서울시 태양광 보급사업, 허인회 등 親與 조합 3곳에 혜택"

조선일보
입력 2019.10.08 03:00

설치 실적 기준 낮춰주고 자격 갖출 때까지 기다려줘… 박원순 시장에 '주의' 요구
市 "의도적 특혜 아니란 것 판명"

서울시가 태양광 보급 사업을 벌이면서 허인회씨, 박승옥씨, 박승록씨 등 친여(親與) 인사들이 개입한 업체에 혜택을 준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감사원은 7일 '서울시 베란다형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내고 시가 지난 2014년부터 태양광 미니 발전소 보급업체를 선정하면서 불합리한 참여 기준을 세우고 검토를 소홀히 해 특정 협동조합이 사실상 혜택을 봤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서울시가 태양광 보급업체를 선정할 때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협동조합에만 느슨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했다. 불법 하도급에 대한 검토도 소홀히 했다. 혜택을 받은 협동조합은 녹색드림협동조합(녹색드림),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서울시민), 해드림협동조합(해드림)이다. 3곳은 서울시가 2014~ 2018년 보급한 태양광 설비 7만3234건 중 45%를 가져갔다. 허인회 녹색드림 이사장은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청년위원장을 지냈고, 서울시민의 박승옥 등기이사(전 이사장)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활동했다. 해드림 박승록 이사장은 진보 인사들이 주도한 한겨레두레공제조합 사무국장을 지냈다.

시가 업체들에 준 특혜는 다양하다. 시는 원래 2015년 9월 30일을 태양광 보급업체 선정 기한으로 공고했다. 그러나 관련 업무 경험이 전무했던 녹색드림이 법인등기부등본상 자격 기준을 맞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해 11월 25일 보급업체로 추가 선정했다. 녹색드림은 이후 불법 하도급을 주는 방식으로 서울시를 통해 8845장을 보급해 약 40억원의 보조금을 타 갔다. 시는 앞서 2014년에는 서울시민 등 2곳에만 참여 요청 공문을 발송하고 서울시민이 참여제안서를 제출하자 보급업체로 선정했다. 시는 태양광 모듈 기준도 2장에서 1장으로 완화했다. 당시 서울시민이 1장짜리 보급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해 서울시민은 367건을 설치하고 보조금 1억5500만원을 받았다. 이후에도 시는 협동조합에 대한 혜택을 이어갔다. 2017년 일반업체에는 '최근 2년간 최소 200개 이상의 설치 실적'을 요구했으나 협동조합에는 '최소 20개 이상의 설치 실적'으로 요건을 낮췄다.

현행법상 불법인 하도급을 줬는데도 시가 검토를 소홀히 해 보조금이 부당 지급되기도 했다. 해드림은 지난해 시로부터 5988건을 설치해 26억원을 받았는데 이 중 68%인 4091건을 무등록 업체에 하도급을 줬다. 해드림은 매달 보조금 신청을 하면서 무등록 업체명을 기재했는데도 시는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감사원은 박 시장에게 불법 하도급을 준 해드림과 녹색드림을 포함한 5개 업체와, 하도급을 받아 불법 설치한 상대 무등록 업체 7곳을 고발 조치하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이미 7월에 선제적으로 고발 조치한 부분"이라고 했다.

감사원은 이날 "사실상 일부 업체에 특혜가 돌아갔다"면서도 "시가 일부러 이 업체들에 물량을 몰아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특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명확히 판명됐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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