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교육감 "줄세우기" 반발에 1400억원 차등 지원금 결국 폐지

조선일보
입력 2019.10.07 03:00

교육부, 교육청간 경쟁 유도하려 평가 통해 지원금 차등 지급
좌파교육감 "자치 훼손" 압박에 점점 줄이다가 올해부터 없애
교육계 "건전한 경쟁 길 막아… 다른 명목으로 균등 분배될 것"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평가 지원금 그래프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지급하는 지원금 가운데 유일하게 각 교육청의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던 '평가 지원금'이 폐지됐다. 교육청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성격의 지원금이었는데 "차등 지급은 줄 세우기"라는 좌파 교육감들의 반발에 밀려 매년 규모가 줄어들더니 결국 올해부터 사라지게 됐다.

이 지원금은 교육부가 시·도 교육청에 지급하는 재량 지출의 5~10% 수준으로 2013년까지는 연간 1400억원이 넘었고, 평가 순위에 따라 교육청 간 지원금 액수가 최대 6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좌파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된 2014년 이후 매년 반 토막이 나는 등 급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평가 결과에 따라 시·도 교육청에 차등 교부해온 유일한 지원금이다"라고 했다.

"유일한 평가 기반 지원금 사라져"

교육부는 올해부터 평가 지원금이 폐지된 것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올해 시·도 교육청 평가 결과를 발표했지만 지원금을 없앤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시·도 교육청 평가는 교육청 간 건전한 경쟁을 통해 행정과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민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평가가 사라지면, 결국 다른 명목으로 교육청에 균등 분배될 것"이라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차등 지원금 지급 근거인 시·도 교육청 평가가 순위 비공개, 평가 결과 전체 비공개 등으로 무뎌지더니 결국 지원금이 폐지됐다고 보고 있다. 2016년까지는 종합평가 순위를 매겨 1~3위를 공개했는데, 교육부는 2017년부터 종합 순위를 발표하지 않았다. 2017년의 경우 7개 평가 영역별로 우수 교육청 3곳씩을 순위 없이 가나다순으로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아예 평가 결과를 통째로 비공개했다. 올해는 교육청별로 우수 사례만 공개했다. 기초학력 보장 노력, 학교폭력 예방 대책 추진, 학생·학부모 만족도 등 30개에 달하는 지표로 평가를 실시했지만 결과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좌파 교육감 압박에 23년 만에 폐지

차등 지원금은 좌파 교육감들이 늘어나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2010년 첫 동시 교육감 선거 당시 6명이었던 좌파 교육감은, 2014년 선거에서 17명 중 13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선거에서는 17명 중 14명으로 80%를 넘어섰다. 교육부가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차등 지원금 전체 규모는 1424억원에 달했지만, 점차 축소돼 2016년에는 477억7000만원, 지난해에는 50억원까지 줄었다. 좌파 교육감이 늘어나면서 차등 지원금도 줄어들었다.

좌파 교육감들은 평가 폐지 또는 교육청 자체 평가로 전환을 요구해왔다. 지난해 11월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자치 시대의 흐름에 맞도록 교육부가 시행하는 시·도 교육청 평가를 폐지하고 자체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지난 2017년 "교육부의 교육청 평가는 중앙정부 정책 이행 여부를 기준으로 예산을 차등 배정하고 교육청을 줄 세워 자율성을 훼손한다"며 평가 폐지를 시·도교육감협의회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선출직 교육감들이 포퓰리즘적 정책을 남발하지는 않는지 견제할 장치가 슬그머니 사라졌다"며 "'알아서 잘하겠다'는 식의 태도는 교육청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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