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법보조원 출입증' 달고 국회 휘젓는 의원 지인들

조선일보
입력 2019.10.07 03:00

공무원·기업 대관 담당자부터 70~80대 원로들까지 '등록'
국회 자유롭게 출입은 물론 각종 편의시설도 이용 가능

정부 부처 국장급 공무원, 대기업 임직원, 70~80대 원로 정치인들이 국회의원 업무를 보조하는 의원실 소속의 '입법보조원'으로 대거 등록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입법보조원은 보통 비상근 무급직이지만 국회가 상시 출입증을 지급한다. 이에 입법보조원 제도가 의원과 친한 이들의 '국회 출입 프리패스용'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현재 의원실 입법보조원은 총 272명이다. 이 중 외교부에서 '문고리 실세'로 불리는 송해영 장관정책보좌관(국장급)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실 입법보조원으로 등록돼 있다. 홍 의원 보좌관이었던 그는 2017년 7월 외교부로 옮긴 이후 계속 입법보조원 신분도 유지 중이다. 국회 관계자는 "중앙 부처 국장이 의원실 입법보조원이란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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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대관 담당자들이 의원실과의 친분을 이용해 입법보조원으로 등록한 경우도 있다. 이들은 특히 국정감사 시즌을 비롯해 국회 출입이 잦은 만큼 '입법보조원 출입증'을 누구보다 필요로 한다. 한 전직 보좌관은 "입법보조원은 특정 방문지 기록을 남기지 않고 국회를 자유롭게 출입하는 것은 물론 국회도서관, 내과·치과, 피트니스센터, 주차장 등 각종 편의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며 "지역 표심과 후원금 모금에 도움이 될 만한 지인 등을 예우 차원에서 등록하기도 한다"고 했다.

일부 의원은 나이가 70~80대인 사람을 입법보조원으로 등록했다. 입법보조원 41명(약 15.1%)이 60대 이상이고, 이 중 70대 이상도 7명이었다. 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기계 유씨 대종회장을 지낸 유모(82)씨를 입법보조원으로 뒀다. 자유한국당 박맹우 의원은 중학교 선배이자 울산 출신 정치인 이모(75)씨, 한국당 김성태 의원(서울 강서을)은 전 강서구청장 김모(78)씨를 입법보조원으로 올렸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은 대학 총장을 지낸 정치인 강모(75)씨, 약사 출신인 김순례 의원은 대한약사회 간부였던 서모(72)씨를 각각 입법보조원으로 두고 있다.

이 밖에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올 8월까지 정치권 출신 문모(72)씨를, 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7월까지 지역구 소재 복지재단 이사장 김모(83)씨를 입법보조원으로 뒀다. 국회 관계자는 "입법보조원에 나이 제한은 없지만, 의정 업무를 보조한다는 본래 제도 취지와 얼마나 맞게 운영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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