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국 집 압수수색했던 女검사, 무차별 '사이버 공격' 당했다

입력 2019.10.06 07:00 | 수정 2019.10.06 09:52

‘장관과 통화 검사’로 지목돼 曺지지자들에 ‘사이버 테러’
사진·이름·출신학교에 배우자 신상까지...무차별 공격 당해
외사부 경력있다고 "檢, 명품 찾아 도덕적 흠집내려" 주장
다른 女검사와 비교 "누가 더 예쁜가요"... 외모 비하까지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 수색에 투입됐던 검사 3명 중 유일한 여성이었던 김모(46) 검사가 조 장관 지지자들에게 무차별적 ‘사이버 공격’을 당하고 있다. 누군가 압수 수색 당시 조 장관의 전화를 받은 ‘그 검사’라고 지목하면서, 김 검사는 조국 지지자를 포함한 친여 성향 네티즌들의 ‘표적’이 됐다. 그러나 실제 조 장관과 통화한 검사는 이모(45) 부부장 검사였다.

6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조국 장관 자택을 압수 수색한 담당 검사입니다’라는 내용으로 김 검사의 사진을 비롯해 나이와 학력, 이력, 출생지 등 여러 신상정보가 담긴 글들이 나돌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김 검사의 배우자인 모 검사의 사진과 함께 "남편도 검사? OOO(이름) XX년생, △△연구관, □□자문관"이라며, 각종 신상·이력 정보를 올렸다. 김 검사 부부의 결혼스토리가 적힌 글도 등장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김 검사 사진을 첨부해 두고 "충격 받아 쓰러진 정 교수(조국 아내 정경심씨)가 있는데, 짜장면 냄새 풀~ 풀~ 풍겨가면서"라며 "앞으로 이X 명품가방·옷·구두 걸치고 다니는 장면도 캡처해두고, 언젠가 범법행위 드러나면 다 쏟아내 주자"고 했다. 지난달 27일 조 장관 자택 압수 수색 과정에서 배달된 음식은 조 장관 가족들이 "우리끼리 어떻게 먹느냐. 같이 시키자"고 제안해 주문한 ‘한식’이었던 것으로 이미 드러났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김모 검사에 대한 신상털이식 글들. / SNS 캡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김모 검사에 대한 신상털이식 글들. / SNS 캡처
김 검사의 과거 경력을 근거로, 검찰의 조 장관 자택 압수 수색이 조 장관 가족을 도덕적으로 흠집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 네티즌은 김 검사가 외사부 출신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명품, 고가품, 사치품 찾으러 거기에 특화된 외사부 출신 여검사를 보낸 것이다. 도덕적 흠결을 만들어내겠다는 (검찰의)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최성혜 동양대 총장과 ‘표창장 위조’ 폭로를 사전 논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2012년 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발령받았다는 인사 기사를 링크해 "(김 검사가) 최성해 고졸 총장과 발언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진, 최교일이 발탁한 인물"이라고 적었다. 최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을 때 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에 발령받았으니 관련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다. 최 총장과 최 의원은 "만난 적도 없고, 표창장 관련 논의를 한 적도 없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김 검사에 대한 성(性)적 비하, 외모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와 X발 얼굴이 반정부 시위를 할 만하게 생겼다. 욕하기가 미안한 얼굴이다. 김 검사는 용서를 해야한다"고 적었다. 또다른 네티즌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초 타이틀도 있었데, 까라면 까는 장부인가 보다, 짜장면도 잘 먹게 생겼고 맷집도 좋게 생겼다"고 조롱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김모 검사에 대한 신상털이, 외모 비하 글들. /페이스북 캡처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김모 검사에 대한 신상털이, 외모 비하 글들. /페이스북 캡처
최근 검찰 내부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와 외모를 비교하는 글도 등장했다. 임 검사와 김 검사의 사진을 올린 뒤, 임 검사에게는 ‘국민 여러분이 제발 검찰공화국의 폭주를 막아달라’는 코멘트를, 김 검사에게는 ‘조국 장관 전화받고 외압 느꼈다'란 말을 달아놓고 "누가 더 예쁜가요?"라고 물었다.

김 검사에 대한 이들의 공격은 지난달 27일 조 장관이 압수 수색 당시 통화한 검사로 지목되면서 더욱 심화됐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드러난 ‘검사와의 통화’에 대해 조 장관은 "처가 매우 (건강이) 안 좋은 상태라서 차분히 진행해 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조 장관이 신속하게 해 달라고 여러차례 요구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으며, 해당 검사는 매우 부적절하게 느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누군가 이 해당 검사가 김 검사라고 지목한 것이다.

한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김 검사의 사진을 올린 뒤 "아래 사진은 조국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담당 검사 김 검사"라며 "쓰러진 아내를 좀 배려해 달라는 장관의 전화 통화에 압박을 느꼈다는 XX 검사"라고 했다.

지난 4일 오전 출근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 연합뉴스
지난 4일 오전 출근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 연합뉴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여성 검사에 대한 매우 위험한 인신공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조 장관과 통화한 검사가 다른 사람이라는 게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데도, 김 검사를 공격하는 것은 ‘여성혐오적’ 반발을 기대한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행동"이라면서 "검찰조직 자체를 흠집내기 위해서 한 여성검사를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와 판사 등 법조인들에 대한 공격은 공정하고 균형있는 법치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면서 "이런 불상사들이 벌어지는 이유는 결국 조 장관이 정해진 절차대로 수사받지 않고 ‘검찰 개혁’을 앞세워 검찰 수사를 무마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야당 한 관계자는 "친 여권 성향 네티즌들은 검찰의 적폐수사 때도 전 정권 인사들에게 유리하게 판단을 하는 판사들을 같은 방식으로 공격해 왔다"면서 "이제 국민들은 이들의 이런 비상식적 행동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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