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경심 특혜 논란에 곧바로 "공개소환 전면 폐지"

조선일보
입력 2019.10.05 03:00

[조국 게이트]

윤석열 검찰총장은 4일 피의자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를 비공개 소환한 것을 두고 '황제 조사'라는 비판이 나오자 하루 만에 공개 소환 폐지를 발표한 것이다. 이로써 피의자가 검찰에 들어가기 전 서서 입장을 밝히는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도 없어지게 됐다.

대검찰청은 이날 "윤 총장이 '공개 소환'을 폐지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개 소환 방식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 훈령인 현행 공보준칙에는 차관급 이상 공직자나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공개 소환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훈령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에 불과해 일선에선 윤 총장 지시가 바로 효력을 갖는다. 대검 관계자는 "공개 소환이 폐지돼 앞으로는 고위 공직자 등 공인(公人)을 포함해 모두 비공개 소환 대상이 된다"고 했다.

검찰이 피의자를 공개 소환해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은 망신 주기 등 여러 문제를 낳았다. 법조계 내부에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공개 소환 전면 폐지를 발표한 것은 조 장관과 정씨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게 검찰 안팎의 대체적 관측이다. 정씨는 10개의 범죄 혐의로 조만간 추가 소환 조사를 받아야 한다. 이어서 조 장관 소환 조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대통령과 여권의 '검찰 개혁' 요구를 받아들여 공개 소환을 폐지하는 모양새도 취하면서 동시에 향후 조 장관과 정씨를 '황제 소환' 비판 없이 비공개 소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지난 1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포토라인을 그냥 지나치면서다. 이 일을 계기로 검찰의 공개 소환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검찰은 "언론 등과 협의할 문제"라며 뭉개왔다. 그러다 이번에 폐지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정권 눈치를 너무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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