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공개소환 전면 폐지" 지시..."정경심 특혜 논란 의식했나"

입력 2019.10.04 11:30

"주요수사 대상·일정... 인권 보장 고려 비공개"
전날 정경심 비공개 '황제소환' 논란 직후 발표
법조계 "수사 부담에 꼬리 내린 것 아니냐" 지적

 윤석열 검찰총장./조선DB
윤석열 검찰총장./조선DB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일선 검찰청에 '공개 소환 전면 폐지'를 지시했다. 윤 총장이 내놓은 두 번째 자체 개혁방안이다. 조국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황제소환'으로 도마에 오른 시점에 ‘두 번째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윤 총장은 이날 "향후 구체적인 수사공보 개선방안이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엄격히 준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대검은 윤 총장의 지시 배경 관련 "그간의 수사공보 방식과 언론 취재 실태 등을 점검해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검찰수사에 대한 언론의 감시·견제 역할과 국민의 알권리를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사건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개소환 방식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검찰 내·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전했다.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나 참고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검찰에 소환하며 출석일시 등을 미리 알렸던 수사 관행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검찰의 공개 소환은 유죄가 입증되지 않은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등 '망신주기'라는 비판과,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대립해왔다.

윤 총장의 '공개 소환 폐지' 지시는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개 소환 방식에 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을 감안한 것이다. 전·현직 차관급 이상 공직자나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인 등에 한해 공개소환을 하도록 한 공보준칙을 개정해 공개소환 자체를 완전히 폐지하도록 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자에 대해 사전에 일시·장소를 알리지 않는다는 취지"라면서도 "구체적인 시행 방법은 조금 더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의 발표 시점을 놓고 미묘한 시각이 엇갈린다. 전날 조 장관의 부인 정씨가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한 것을 놓고 법조계에서는 "청와대와 여권의 압력에 검찰이 굴복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날 오전 9시쯤 출석해 8시간 만에 귀가한 정씨는 보안통로로 연결된 서울중앙지검 지하 주차장을 통해 출입하면서 출석·귀가 과정이 모두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조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정씨를 추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고,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정씨에 이어 조 장관을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윤 총장이 "공개 소환을 폐지하겠다"고 하는 것은 '꼬리내리기'라는 지적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의자의 인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대형 사건에서 국민의 알권리 역시 존중돼야 한다"며 "공개소환을 전면 폐지하는 것은 도리어 검찰 수사가 불공정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도 "공개할 수록 투명해진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국민들의 관심이 쏠린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데 '즉시' 방침을 바꾸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검찰 인사권자를 수사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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