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아닌 공정성 문제"...광화문 집회엔 2030 세대에 가족 집회 참석자도

입력 2019.10.03 15:30 | 수정 2019.10.03 16:28

광화문→서울역까지 약 2km 구간 인파 가득
2030들 "조로남불에 분노"…고교생 딸 손 잡고 온가족 참여
휴대전화도 먹통…유튜버들 "인터넷 이렇게 느린 건 처음"

개천절인 3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앞 등 도심 일대가 ‘조국 사퇴'를 요구하는 범보수 단체 연합집회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광화문 사거리와 서울시청을 넘어 서울역 인근까지 2km가 넘는 도로를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조국 사퇴'와 ‘문 정부 규탄'이라 쓰인 피켓 등을 들었다.

3일 낮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에서 참석한 시민들로 가득한 광화문광장 주변./ 전기병 기자
3일 낮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에서 참석한 시민들로 가득한 광화문광장 주변./ 전기병 기자
이날 오후 1시쯤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거쳐 서울역 일대까지 도로가 집회 참석자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있거나 군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집회 주최 측은 이날 오후 1시 집회 시작 때 100만 명이 참여했다고 추산했다. 자유한국당은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집회 참여 인원이 3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 "조국 이중적 모습에 분노" "국민이 앞장서 나라 살려야"
경기 양평에서 올라온 시민 이영자(76)씨는 "문재인 정권 안보 의식과 북한 퍼주기에 화가 났었는데 조국 장관의 그야말로 이중적인 모습에 분노해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집회에 나왔다"고 했다.

서울 보문동에 사는 채향순(85)씨는 "조국 장관이 너무 거짓말을 많이 해서 나왔다"며 "나는 6·25를 겪었는데 사랑하는 조국(祖國)이 좌파들의 나라가 되는 것 같아서 못 참겠다"고 했다.

김숙희(63)씨는 "우리 세대가 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석하는 이유는 나라를 살리려고 하는 마음에서다"면서 "이 정권은 (박근혜 정부 때)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망쳤다고 하는데 새 정부가 들어와서 자기들은 그것보다 더 나라를 망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국민들이 앞장서서 나라를 살리려고 나온 것"이라고 했다.

3일 낮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에서 참석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3일 낮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에서 참석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2030세대도 다수 "색깔 문제 아닌 공정성 문제"…고교생 딸과 함께 온가족 참여하기도
집회에는 2030 세대도 다수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석한 부천대 1학년 김모(20)씨는 "조 장관의 거짓말과 위선에 도무지 참을 수 없어 나왔다"며 "보수와 진보 색깔문제가 아니라 공정성의 문제"라고 했다.
직장인 김태영(31)씨는 "난 지난번 (탄핵) 촛불집회에도 참여했던 사람"이라면서 "젊은 세대로써 기득권의 이중성에 분노를 느껴 다시 한 번 광장에 나왔다"고 했다. 부산대 2학년생 권모(20)씨는 "‘조로남불’에 분노를 참을 길이 없었다"면서 "검찰개혁 핑계를 대며 거짓말쟁이를 옹호하는 문재인 정부한테 더 실망했다"고 했다.

3일 낮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최효정 기자
3일 낮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최효정 기자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서울대 추진위'는 이날 낮 12시쯤 광화문 역 앞에서 사전 집회를 가진 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자유한국당 집회에 참가했다. 서울대생들은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청년이 나서야 한다" "사회 정의를 무너뜨린 조국 장관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서울대 추진위 측은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닌 조 장관 파면과 엄정 수사를 요구하기 위해 광화문에 모였다"고 밝혔다.

온 가족이 함께 집회에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 서울 합정동 주민 이모(53)씨는 "교육 목적으로 일부러 고등학생 딸과 아내와 함께 이번 집회에 참여했다"면서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니 어른이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보수 단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울산에서 상경한 오모(37)씨 가족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보수 단체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울산에서 상경한 오모(37)씨 가족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다./ 최지희 기자
울산에서 사는 오모(37)씨는 이날 집회 참석을 위해 남편, 초등생 남매와 함께 상경했다. 오씨는 "문재인 정권에 기대를 많이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너무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정부 전체가 정신 좀 차리면 좋겠다"며 "미약하게나마 목소리를 얹고자 차를 끌고 가족끼리 광화문으로 왔다"고 말했다.

◇ 인파 몰려 이동조차 어려워…핸드폰 ‘먹통’에 카페는 바닥까지 점령
이날 오후 광화문 일대는 몰려든 인파로 인해 통행이 마비 상태였다. 특히 세종대로는 인파에 꽉 막혀 이동하기도 어려워 도로 하나를 건너는 데 30분이 걸리기도 했다.
광화문 인근 까페와 상점도 내부가 집회 참여 인원들로 가득했다. 세종대로 주변 카페 안은 1층부터 3층까지 앉을 자리가 없어 사람들이 계단과 바닥에 주저 앉기도 했다.

3일 오후 광화문 세종대로 옆 골목과 카페가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최지희 기자·최효정기자
3일 오후 광화문 세종대로 옆 골목과 카페가 집회 참가자들로 가득찼다. /최지희 기자·최효정기자
쏟아진 인파에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거나 인터넷 접속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화가 끊기거나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도 원활한 접속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에 나온 일부 유튜버들은 "인터넷이 안돼 속도가 이렇게 느린 적 처음"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주말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집회보다 오늘이 더 훨씬 사람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성동구 주민 김영환(71)씨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아 놀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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