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센터 2년… 1차 검사 320만건, 2차 검사 20만건

입력 2019.10.01 03:27

- '치매 국가책임' 선언 이후…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 살펴보니
2차검사 누적건수 작년 3월 1만건→올 8월 20만건으로 급증
센터 93%가 의료진 부족… 74곳은 의사 근무 주당 4시간뿐

치매 환자가 최근 5년 새 30만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치매 환자가 2014년 42만5000명에서 지난해 73만1000명으로 급증했다. 30일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김명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건강보험에서 지출된 돈이 같은 기간 9722억원에서 1조6353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 19일 경기도 양평군 치매안심센터에서 한 노인이 치매 예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냄비 받침용 타일을 만들고 있다.
지난 19일 경기도 양평군 치매안심센터에서 한 노인이 치매 예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냄비 받침용 타일을 만들고 있다. 치매 예방, 치매 진단 검사 등을 지원하는 치매안심센터는 전국적으로 256곳이 문을 열었다. /보건복지부·양평군 치매안심센터
이런 상황이지만 정부가 2년 전 '치매국가책임제'를 선언하고, 치매 검사 및 환자 관리를 위해 전국에 설치한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는 인력 확보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헛바퀴가 돌고 있다. 256곳 중 정원(18~35명)을 충족한 곳은 18곳(7%)에 불과한 상황이다. 정부는 폭력, 망상 등 증상을 보이는 중증 치매 환자를 전문적으로 돌볼 치매전문병원도 55개 만들겠다고 했지만, 치매전문병원은 아직 3곳뿐이다. 이동우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 증가세를 고려하면 치매전문병원이 55개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령화에 치매 검사 확대 등 영향

치매 검사 누적 건수 외
치매 환자 증가는 고령화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긴 하지만,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를 내세우며 고령자들에게 검사를 권장하면서 검사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말이 나온다. 2017년 12월부터 누적 검사 건수를 비교해 보면, 1차 선별 검사가 작년 3월에 35만건이었는데 올해 8월에는 320만건으로 9배 늘고, 진단 검사의 경우는 1만2000건에서 20만건으로 16배나 늘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치매안심센터 등에서 이뤄지는 치매 검사가 '실적 부풀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 지역의 상황이다. 서울의 한 치매안심센터 센터장은 "환자 숫자로 해마다 자치구별 실적 줄세우기를 시키니까 숫자 늘리기 경쟁이 벌어진다"며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환자 수만 과도하게 부풀려질 수 있다"고 했다. 검사 확대는 치매로 인한 보건 비용을 줄이고, 이미 치매가 발병한 환자들의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하지만, 환자 숫자를 늘려서 정부 치매 대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 강조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치매 안심센터의 운영방식이 치매진단에 대한 성과와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져 치매국가 책임제 본래의 취지를 왜곡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치매안심센터 93% 의료 인력 정원 미달

치매 환자는 늘어나는데 256개에 달하는 치매안심센터가 대부분 정원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도 문제다. 복지부가 국회 김승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56곳의 치매안심센터 중 238곳(93%)이 필요한 인력을 채우지 못했다. 강원(50.8%), 충북(54.4%), 대전(54.5%) 등은 정원의 절반만 채운 수준이다. 특히 치매안심센터는 의사 등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지부는 원래 치매안심센터별로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1명씩 근무하고, 의사 1명은 '주 8시간' 근무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의사를 구하기가 어렵자 올해 들어 슬그머니 '주 4시간만 근무하면 된다'고 규정을 바꿔버렸다. 그러자 의사의 주당 근무시간이 4시간인 곳이 전국의 치매안심센터 중 29%인 74곳이나 됐다. 4시간 미만인 곳도 3곳이나 있었다.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인력도 전체 정원(6284명)의 66.8%인 4196명밖에 채용하지 못했다. 김상희 의원은 "전문가 인력이 부족해 치매환자들이 치매안심센터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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