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The Column] 이런 미래를 넘겨주고 있다

입력 2019.09.30 03:17

올해 태어난 아이 40세 되면 생산가능인구 1700만명 줄고 평균 연령 61세, 국민연금 고갈
초등~대학교 절반 비어… 만약 국가 부도나면 파괴력은 외환 위기 때 100배

김대기 단국대 초빙교수·前 청와대 정책실장
김대기 단국대 초빙교수·前 청와대 정책실장

지금 태어난 아기가 가장 활동이 왕성한 40세가 되었을 때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좀 한가한 질문 같지만 자식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짚어봐야 할 사안이다.

가장 예측이 정확한 분야는 인구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기 인구 추계를 보면 40년 후, 즉 2060년경 한국의 인구 상황은 참담함을 뛰어넘어 절망에 가깝다. 생산 가능 인구(15~64세)가 1700만명(45%), 주택 주 구매자인 핵심 소비 연령(35~55세)이 800만명(49%) 줄어든다. 노인은 1000만명 이상 늘어서 사회 평균 연령 61세, 노인 비율 44%로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된다. 현재 최고령 국가인 일본의 2060년 예상치 55세, 38%를 능가한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사회에 근원적 변화를 가져온다. 경제 부문은 이미 일본이 시범을 보였다. 90년대 초 생산 가능 인구가 줄기 시작하면서 10년간 경제성장은 0%에 머물고, 조세 수입은 40% 줄고, 집값과 주식 가격은 반 토막, 국가 부채는 2배로 뛰었다. 일본은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있어서 2005년부터 상황이 호전되었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행운이 없다. 갈수록 저성장의 골이 깊어지면서 대도시 이외 지역에서는 일본처럼 빈집이 골칫거리가 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사회 분야는 더욱 심각하다. 2060년에는 학령인구가 410만명(49%) 줄면서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절반가량이 비게 된다. 18세 인구도 줄어서(54%) 나라를 지킬 군(軍) 인력마저 초비상이다. 노인이 급증하면서 사회복지 예산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반면 세금 낼 사람은 줄어서 국가 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국민연금은 2060년 이전에 고갈된다.

세계는 대변혁이 일어난다. 피터 자이한이 쓴 '셰일 혁명과 미국 없는 세계'라는 책을 보면 먼저 자유무역은 끝난다. 애당초 미국이 엄청난 비용을 치르면서 자유무역을 유지하고 세계 경찰 역할을 한 이유는 사회주의 소련에 대응하고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유지하려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앞으로 미국은 타 지역 분쟁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대외 정책의 기본이다. 이미 해외 주둔 미군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주한 미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WTO 같은 국제 규범이 무력해지고,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포기하면 각국은 각자도생해야 한다. 힘이 곧 정의가 되는 국제사회에서 약소국은 경제 보복을 당해도, 수송 항로가 위협을 받아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내외 세상이 이렇게 변하면 그동안 풍부한 인적 자원, 자유무역 체제, 미국이 지켜준 안보 덕택에 번영을 이루어온 우리에게는 치명적이다. 지금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2018년을 정점으로 끝없이 추락할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인구 대책이다. 보육, 아동 수당 같은 현행 저출산 대책으로는 어림도 없다. 이민을 받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이지만 공론화조차 되지 않고 있다. 혹시 통일이 되면 해결될까? 불행히도 그런 일은 없다. 유엔 인구 추계에 따르면 북한 역시 3년 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든다.

끝없이 추락할 내수를 감안하면 수출은 계속 필요하다. 다만 전통 제조업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인공지능(AI), 생명과학 같은 새로운 산업으로 빨리 옮겨 타야 한다. 또 앞으로 사회는 물질이 아닌 지식이 자산이 되는 만큼 최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지금처럼 자사고 폐지, 대학 등록금 동결 같은 하향 평준화 정책으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어른들의 고루한 이념이 미래 세대의 장래를 망치고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국가 부도 가능성이다. 고령화에 포퓰리즘까지 가세하면 재정은 금방 거덜난다.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가계 부채를 감안하면 재정 위기 때 파괴력은 과거 외환 위기보다 100배는 강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위기에 빠져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

대외 관계는 가장 걱정되는 분야이다. 보호무역도 넘기 힘들지만 안보는 더 위태롭다. 과거 조선의 고난은 어김없이 중국과 일본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이 우리 곁을 떠나는 순간 고난이 찾아올 것이다. 미국과 동맹 관계는 반드시 유지해야 하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일본과도 우호 관계가 필요하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의 미래는 아무리 봐도 어둡다. 이미 경제는 추락하기 시작했고 기업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 주변국 관계도 심상치 않다. 대전환기에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미래 대비는커녕 장관 하나 때문에 국민은 분열하고 국정은 마비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국정이 계속된다면 우리 미래 세대는 정말 참담한 앞날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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