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장외 대결 격화..."민란이 검란 제압" vs "조작정권 이성 잃어"

입력 2019.09.29 18:07

민주당 전·현직 의원 10여명 '조국 수호' 집회 참석⋯"윤석열 내려와야"
한국당 "현 정권의 조국 감싸기, 몰락 부를 것"
바른미래 "범죄 피의자 조국 사수가 왜 검찰 개혁?"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28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열린 조국 법무장관 지지 집회에 참석하고 돌아와 "검찰을 향한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며 검찰을 향한 대대적인 압박 공세에 나섰다. 전날 집회에 참석한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민란(民亂)이 검란(檢亂)을 제압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불행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현 정권이 조국 사수를 위해 검찰 압박에 이성을 잃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대적인 반(反)정부 집회를 예고해 조 장관 검찰 수사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장외 세(勢)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與 전·현직 의원 10여명 집회 나가⋯"200만 촛불 검찰 이겼다"

전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이른바 '조국 수호 집회'에는 민주당에서 전·현직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걸·안민석·민병두·박홍근·윤후덕·이학영·박찬대·김현권 의원 등과 정청래·정봉주·최민희 전 의원 등이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민병두 의원은 집회 현장에서 페이스북에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민란, 민란이 정치 검찰을 제압하다. 검란을 이기다"라며 "보라, 검찰 개혁을 외치는 민중들의 함성을"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는 "역사를 거스를 수 없다.민중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안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쯤이면 윤석열 총장은 검찰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며 "변명·해명하기엔 늦었다.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찔러, (윤 총장이) 버틴다면 불행을 초래할 것이다. 윤 총장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종걸 의원은 집회 연단에도 올랐다. 이 의원은 "특수부 검사와 수사관 수백 명을 동원해 여태껏 수사한 게 겨우 이 정도라면 윤 총장은 스스로 정치 검찰임을 자인하고 내려와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흔들고 있는 정치검찰을 개혁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검찰을 개혁하라', '정치검찰 물러나라'"며 "해도 너무한 무소불위의 권력에게 진짜 주권자들이 명령하고 있다"고 했다. 이학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서초동에서 '백만대군'을 만났다"며 "검찰 개혁은 또 하나의 시민혁명이다. 이길 때까지 간다"고 적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참가한 전·현직 의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함께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집회 참가 인원이 200만명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검찰의 조 장관 수사가 부당하다는 국민 분노가 표출됐다고 자평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어제 200만 국민이 검찰청 앞에 모여 검찰개혁을 외쳤다"면서 "검찰은 이제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국민의 염원을 담아 검찰개혁·사법개혁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번 주말에 서초동에 10만개의 촛불이 켜진다"고 했던 지난 26일을 발언을 거론하며 "제 말이 많이 부족했다. 아마 그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국민들의 마음속에 켜진 촛불까지 합치면 2000만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집회 수준의 지지층 결집이 이뤄졌다"면서 검찰의 조 장관 수사로 조성된 수세 국면을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당 "현 정권, 검찰 압박 이성 잃어", 바른미래 "조국 사수가 왜 검찰개혁이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민주당이 사실상 조 장관 지지 집회를 부추기며 검찰 수사에 대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여권을 강력 비판했다. 일부 의원은 "관제 데모"라고도 했다. 지난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이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때 현장 지휘 검사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 외압 논란이 커지자 대규모 촛불집회로 국면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오후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文정권 헌정유린 규탄 /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대구·경북 합동집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첫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대표와 참석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28일 오후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文정권 헌정유린 규탄 /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대구·경북 합동집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첫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대표와 참석자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당 이만희 원내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범죄 피의자 조국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향한 현 정권 압박이 이성을 잃고 있다"면서 "자신의 맘에 드는 집회는 국민의 뜻, 마음에 안 들면 정치공세로 몰아가는 행태가 내로남불, 조작정권의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여당이 범죄를 수사하는 검찰을 흔들어대며 정부 권위와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국민을 무시하면서 조국을 감싸면 결국 이 정권의 몰락은 스스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종북좌파의 관제데모는 지난 촛불혁명의 민낯일 뿐이다"라고 했다. 이번 촛불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지난 촛불집회가 종북좌파가 주도하는 데모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들은 '범죄 피의자 조국'을 사수하는 것이 왜 검찰 개혁의 상징이 되어야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지 세력만 보고 가는 통치는 결국 성난 호랑이가 된 절대다수 국민에 의해 집어 삼켜지고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촛불집회 주최 측과 민주당이 밝힌 집회 참가자 인원도 부풀려졌다고 했다.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200만명이라 주장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완전한 숫자 부풀리기"라면서 "(인근에서 열린) 서초구 축제 인원은 한 7만명 정도이며 집회 참석인원은 5만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국당에서는 검찰에 대한 민주당의 장외 압박이 조 장관 수사 국면을 돌리려는 의도로 보고 다음달 3일 대규모 맞불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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