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여성만 둘 있는 집에서 11시간이나 압수수색"...조국 측 남자만 셋이었다

입력 2019.09.29 15:40 | 수정 2019.09.29 19:37

여성만 둘? 아들에 변호사까지 曺 측만 6명
검찰은 女검사·女수사관 포함해 똑같이 6명
"11시간, 음식배달도 曺 가족 요청 따른 것"
법조계 "李 총리, 사실관계 왜곡 사과해야"

검찰의 조국 법무장관 자택 압수 수색에 대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과잉금지원칙 위반"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성만 두 분(장관 부인과 딸) 있는 집에서 많은 남성들이 11시간 동안 뒤지고 식사를 배달해 먹는 것은 아무리 봐도 과도했다는 인상을 준다"면서 "공권력 집행, 법 집행으로서 압수수색을 하더라도 개인의 이익 기본권의 침해는 최소화돼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잉금지원칙 위반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외교ㆍ통일ㆍ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같은 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중요하다"고 밝힌 특별발표와 호흡을 맞춘 셈이다. 이 총리는 하루 전만 해도 조 장관이 압수 수색을 나온 검사와 통화한 사실을 두고 "아쉬움이 있다. 적절하지 않다"고 했었다.

이 총리 발언대로 조 장관 자택에서 이뤄진 검찰의 압수 수색은 무리하게 진행된 것일까. 검찰과 법무부, 조 장관 측의 설명 등을 종합해보면 이 총리 발언은 왜곡된 측면이 없지 않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우선 ‘여성 두 분’만 있는 집에, ‘남성들’만 들이닥친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3일 오전 9시쯤 조 장관이 출근한 직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 장관 집에는 검찰 관계자들이 초인종을 눌렀다. 집 안에는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와 딸(28), 그리고 아들(23)이 있었다. 검찰에선 검사 2명과 수사관 4명이 찾아갔다. 이중 검사 1명과 수사관 1명은 여성이었다.

검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자 정씨는 변호사가 올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했고, 검찰은 변호사 3명이 도착한 뒤에야 영장 집행에 들어갔다. 변호사 중 1명도 여성이었다. 결과적으로 조 장관 측과 검찰 측은 각각 6명씩 참여했고, 당시 집 안에는 여성 5명과 남성 7명이 있었던 것이다.

변호사들이 영장 내용을 확인하는 사이 정씨는 조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압수수색 현장을 지휘하던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에게 바꿔줬다. 조 장관은 "처(妻)가 몸이 좋지 않고 아들과 딸이 집에 있으니 신속하게 압수 수색을 진행해 달라고 했다"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조 장관이) 신속하게 해 달라고 여러차례 요구해 절차에 따라 하겠다고 했다"면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 외압’ 논란을 부른 그 통화다.

압수 수색은 11시간여가 지난 오후 8시쯤 끝났다. 보통 때보다 길어진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조 장관 측이 압수 대상 범위를 두고 이의제기가 있어 두 차례 추가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느라 시간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 역시 이례적이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PC’ ‘컴퓨터’ 등 포괄적으로 영장을 받은 데 대해 조 장관 측이 구체적인 대상을 특정하라고 요구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찰이 이런 요구를 다 받아준 것만 봐도 장관 집에 대한 압수 수색이어서 상당한 예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런데도 인권을 운운하고, 과잉 압수 수색을 거론하는 것은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서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조 장관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압수 수색한 23일, 음식 배달원이 도착하자 기자들이 몰려들고 있다./장련성 기자
검찰이 조 장관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압수 수색한 23일, 음식 배달원이 도착하자 기자들이 몰려들고 있다./장련성 기자
압수 수색 도중 음식을 배달시켜 식사를 했다는 이 총리 발언 역시 상당히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당일)오후 3시쯤 (조 장관) 가족이 점심 식사 주문을 한다고 하기에 압수 수색팀은 점심 식사를 하지 않고 계속 압수 수색을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압수 수색팀이 식사를 하지 않으면 가족도 식사를 할 수 없다’며 권유해 함께 한식을 주문해 식사했다"고 밝혔다. 밥값은 각각 자신들이 먹은 것만큼 따로 냈다고 한다. 당시 배달된 음식은 9인분으로 변호사 몫은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영장 추가 발부, 식사 등으로 실질적인 수색이 이뤄진 시간은 11시간 중 절반을 넘는 정도였다고 한다. 조 장관 가족 측은 "변호사 입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남성 변호사 2명이 압수 수색 과정 전반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한 검찰 간부는 "피의자 입장에서 위축되는 측면도 있었겠지만 조 장관 측 요구를 전부 받아 들였다면 압수 수색은 더 더뎌졌을 것"이라며 "현 정권이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객관적 사실관계마저 비틀어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검찰 수사를 비판하면서 객관적 사실관계마저 입맛대로 각색해 전달하는 것은, 고위 공직자로서는 사과해야 할 수준의 잘못된 발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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