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바이든, 1위로 급부상하는 워런

조선일보
입력 2019.09.27 03:01

[美 민주당 대선 경선 2파전]

워런, 한달전엔 10%p 뒤졌는데 '대선 풍향계' 아이오와주서 1위
캘리포니아서도 9%p차 뒤집어… WSJ "우크라이나 스캔들 수혜"

바이든, 워런
바이든, 워런
미국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인한 탄핵 정국으로 돌입하면서 야당 대선 경선 구도도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의 1위 대선 주자 조 바이든(76)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급진 좌파'로 평가되는 엘리자베스 워런(70·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폴리티코 등 미 매체들은 바이든-워런의 2파전이 시작되고 '바이든 대세론'은 사실상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2주간 전국 민주당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26일(현지 시각)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은 평균 29.0%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워런 의원은 21.4%로 2위, 버니 샌더스(78·버몬트) 상원의원이 17.3%로 3위다. 나머지 30~50대 소장파 주자는 한 자릿수 지지율로 뒤처져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바이든의 1위 자리는 매우 불안하다. 최근 권위 있는 전국 단위 조사에서는 워런에게 선두를 모두 뺏겼다. 이코노미스트/유고브, 그리고 퀴니피액대가 각각 25일·24일 발표한 전국 민주당 성향 유권자 조사에서 워런은 모두 27%로 바이든을 1~2%포인트(p) 차로 제쳤다. 오차 범위 내 첫 승리긴 하지만, 한 달 전만 해도 워런이 바이든에게 약 10%p 차로 뒤지던 조사들이다.

특히 초기 경선이 진행되는 주에서 워런의 역전(逆轉)이 더 뚜렷하다. 대선이 있는 해 1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당원 대상 경선(코커스)을 실시해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州), 또 일반 주민 대상 경선(프라이머리)을 처음 실시하는 뉴햄프셔주의 9월 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워런이 1위를 휩쓸었다. 아이오와에선 아이오와주립대 조사에서 워런 24%-바이든 16%였고, 디모인레지스터/CNN 조사에선 워런 22%-바이든 20%였다. 뉴햄프셔에선 몬머스대 조사에서 워런 27%-바이든 25%를 기록했다. 이들 초기 경선주의 판세는 내년 상반기 내내 각 주에서 치러지는 경선에 대한 '기선 제압'의 성격이 강해 다른 곳보다 중요하게 취급된다. 대선 선거인단이 55명으로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실시한 LA타임스/UC버클리대 조사에서도 워런이 29%로 바이든을 9%p 차로 앞섰다.

미국 민주당 대선경선 최신 여론조사 결과 그래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최근 2~3년간 압도적인 인지도와 서민 친화적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설 배짱을 기반으로 대세론을 누려왔다. 그러나 4월 출마 선언 이래 과도한 여성 신체 접촉이나 인종차별을 지지한 과거 행적 논란, 오바마 향수(鄕愁)에만 의존하는 빈약한 정책 공약과 부실한 TV 토론 실력으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부통령 시절 아들 헌터 바이든(49)을 이해 충돌 소지가 큰 우크라이나 기업에 취직시켜 고액 연봉을 받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4일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트럼프보단 바이든을 제거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 '수혜자'로 워런을 지목했다.

워런은 거대 기업 분할을 통한 독점 봉쇄, 법인세 확대와 부유세 신설, 중산층 자녀 대학 등록금 탕감, 건강보험 공공화, 의회 로비 제재 등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파산법 전문가인 그는 오바마 정권 때 기업 저승사자 격인 '소비자금융보호국'을 창설해 첫 수장으로 앉으려 했지만, 그의 좌파 기질에 공포를 느낀 월가와 공화당의 필사적 반대로 무산됐다. 그런 그가 당내 지지를 확장시킨 것은 과거의 강성 이미지를 많이 누그러뜨린 덕이라고 한다. 당내 중도파들에겐 "난 사회주의자 아니다"라고 하고,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패배를 떠올리는 이들에겐 "난 오클라호마 시골 출신"이라며 친근하게 다가선다는 것이다.

워런 의원의 국내 정책은 트럼프와 정반대지만 대외적으론 인권·환경 등을 내세워 자유무역을 규제하자는 입장이어서,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보호무역주의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 외교위원회(CFR)에 밝힌 대북 정책에선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되, 먼저 북한이 핵시설과 핵확산 확대를 중단하면 제한적 제재 완화로 협상 물꼬를 틀 용의가 있다"며 단계적 해법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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