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출국한 다음날… 검찰, 법무장관 집 11시간 뒤졌다

입력 2019.09.24 03:00

[조국 게이트]
법원, 조국 자택 압수수색 영장 내줘… 수사 내용 탄탄하다는 뜻
'펀드운용 개입, 증거인멸 방조, 인턴증명서 관여' 3가지 의혹 겨냥

펀드운용사가 투자한 업체 WFM, 조범동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

검찰이 조국 법무장관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한 2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검찰이 조국 법무장관 자택 등을 압수 수색한 2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 수색한 것은 조 장관이 불법 혐의의 피의자란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검찰이 조 장관 관련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물증을 확보하는 최종 절차가 이날 자택 압수 수색이라는 것이다. 법원은 자택 압수 수색 영장은 다른 영장에 비해 까다롭게 심사한다. 집은 가장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법원이 현직 법무부 장관 자택의 압수 수색 영장을 내줬다는 건 그만큼 검찰의 '조국 수사' 내용이 단단하다는 의미다. 지난달 27일 조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30여 군데 압수 수색으로 시작된 이번 수사가 27일 만에 조 장관 턱밑까지 차오른 셈이다.

검찰의 조 장관에 대한 수사는 크게 세 갈래로 진행돼왔다. 검찰이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부분은 조 장관 일가가 14억원을 넣은 사모펀드인 '조국 펀드'다. 여기에 조 장관이 직접 얽혀 있다고 볼 만한 사례는 현재까지 외부에 공개된 것이 없다. 그러나 그의 아내 정경심(57)씨의 연루 정황은 여럿 나왔다. 정씨는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의 설립 자금을 댄 실소유주로 지목되고 있다. 정씨는 이 회사가 운용하는 '조국 펀드'에 1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운용과 투자에 다 관여한 것으로 이 둘을 엄격히 분리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지적이다. 정씨는 코링크PE가 투자한 2차전지 업체인 WFM의 경영 회의에 참석해 이런저런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도 나왔다. 공직자 배우자의 직접 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 한편 WFM 측은 최근 코링크PE의 실질적 대표인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를 17억원 횡령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내분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조국 펀드는) 블라인드 펀드라서 나와 아내는 펀드가 어디에 투자했는지 몰랐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 장관이 아내 정씨를 통해 '조국 펀드'의 돈이 어디에 얼마나 들어갔는지 등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조 장관의 부친(父親)이 인수해 운영한 웅동학원의 자금이 '조국 펀드' 투자의 종잣돈이 된 정황이 나올 경우 조 장관이 처음부터 펀드 투자에 깊이 개입했다는 것이어서 공직자윤리법 위반 소지가 크다.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주요 의혹
검찰은 또 조 장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숨기거나 없애는 걸 방조했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조 장관 아내 정씨의 자산 관리인이었던 증권사 직원 김모씨는 검찰에서 "지난달 29일 조 장관 자택에 가서 PC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는데 그 와중에 조 장관을 만났다"며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날 김씨는 1시간 정도 하드디스크 교체 작업을 했다. 예전에 쓰던 하드디스크는 조 장관의 자택에 그대로 뒀었다. 그런데 며칠 뒤 정씨가 김씨를 불러 "갖고 있다가 나중에 돌려달라"며 예전에 쓰던 하드디스크를 건넸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며칠 동안 조 장관과 정씨가 하드디스크를 어떻게 할지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 장관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최근엔 허위 논란이 불거진 조 장관 딸(28)의 서울대 법대 인턴증명서 발급 과정에 조 장관이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조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그의 딸이 고3이던 2009년 5월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에서 보름간 인턴을 하고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센터 직원 중 검찰 조사에서 조 장관 딸에게 인턴증명서를 발급했다고 진술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인턴증명서가 조 장관 측에 의해 임의로 발급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조 장관은 "딸은 인턴을 했고 (정상적으로) 인턴증명서를 발급받았다"고 하고 있다.

이날 압수 수색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에 대해서도 법조계에선 "윤석열식(式) 타이밍 수사"라는 말이 나온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 대통령이 해외에 있을 때 그의 최측근인 조 장관 수사를 신속히 마무리해 청와대와 검찰의 부담을 모두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의 자택 압수 수색에 이어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초유의 일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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