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국 자택' 11시간 압수수색...법조계 "이례적"

입력 2019.09.23 19:21 | 수정 2019.09.23 20:08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 현관에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 현관에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아침 9시에 시작한 압수수색, 저녁 8시까지 이어져
예상외로 길어진 압수수색 놓고 법조계 "이례적"
아내 정경심씨, 변호인과 함께 현장 지켜봐
조 장관 "강제수사 받는 국민 심정 절실히 느껴"

23일 조국 법무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 수색이 꼬박 11시간 만에 종료됐다. 이날 압수 수색은 오전 9시쯤부터 시작됐지만 당초 검찰의 예상보다 늦어지며 저녁 때까지 이어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후 7시 55분쯤 압수수색 박스 2개 분량의 압수물을 챙겨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 장관의 집에서 철수했다. 압수물에는 PC 하드디스크 등 전산 자료와 각종 서류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장관이 출근하기 위해 집을 떠난 직후 압수 수색 영장 집행에 착수했다. 조 장관은 오전 8시 40분쯤 자택을 나섰고, 검찰은 20분쯤 뒤인 오전 9시쯤 조 장관 집에 들어갔다. 압수수색에는 검사와 수사관 등 6명이 투입됐다. 검찰 수사팀은 조 장관 출근 전에 자택 앞에서 대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오후 검찰 관계자가 박스를 들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검찰 관계자가 박스를 들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검찰은 이날 압수 수색이 점심 전후에 끝날 것이라고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압수수색은 검찰의 예상을 벗어났다. 결국 수사팀은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오후에도 압수 수색을 이어갔다. 오후 4시쯤 압수한 물건을 싣기 위해 검찰 승합차가 도착했다. 하지만 검찰의 압수 수색은 일몰 이후에야 종료됐다.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는 이날 변호인 2명 입회하에 압수 수색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압수 수색을 두고 검찰이 조 장관 아내 정씨 등 가족을 넘어 조 장관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때문에 ‘자택 압수 수색’이 이례적으로 길어지자 법조계에서는 해석이 분분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주거지에 대한 압수 수색치고는 길어진 편"이라면서 "영장 집행을 거부한 압수물이 있었거나, 도중에 검찰이 압수 수색 대상을 넓혔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휴대폰 등 거주자의 소지품이나, 그밖에 예상했던 압수물이 없어 압수 수색이 지연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승합차를 타고 온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품이) 많나 싶지만 원래 준비했던 박스에서 더 추가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외신에 유튜브 방송까지 중계한 ‘조국 압수수색’ 현장…주민 수십 명까지 몰려
사상 초유인 현직 법무 장관의 자택 압수 수색 현장엔 취재진 50여 명과 동네 주민 수십 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해외 언론과 유튜브 방송도 조 장관 자택 압수 수색 상황을 전했다. 일본 아사히TV는 오전 10시부터 조 장관 자택 앞에서 관련 보도를 하며 오후까지 현장을 지켰다. 보수 성향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전 MBC 기자도 현장을 찾아 인터넷 방송을 진행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메주를 들고 와서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조 장관은 못 믿는다"며 '국민 뜻 따라 사퇴가 정답'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쳤다. 그는 "3년 전 조윤선이 장관할 때는 압수 수색만 당해도 사퇴하라고 소리치더니 ‘조로남불’이 따로 없다"며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를 아파트 관리인이 나와 말리며 한동안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압수 수색 현장을 지켜본 한 60대 주민은 "조 장관도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끝까지 버티는 게 참 용하다"며 "차라리 잘 됐다. 끝까지 가서 이 정권의 민낯이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났지만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제가 "먼저 한마디 하겠다"며 딸 조모(28)씨의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증명서 발급과 관련해 자신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 보도를 거론했다. 조 장관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관련 서류를 제가 만들었다는 보도는 정말 악의적이다. 공인으로서 여러 과장 보도를 감수해 왔지만, 이것은 정말 참기가 어렵다"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퇴근길에서는 기자들에게 "오늘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저와 제 가족에게는 힘든 시간이지만, 그래도 마음을 다 잡고 법무부 혁신 등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압수수색 보고를 미리 받았나', '휴대전화도 제출했나' 등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압수 수색이 끝나고 검찰 관계자들이 짐을 싣고 떠나자 조 장관 자택 앞에서는 기다리고 있던 시민들이 한동안 "조 장관 사퇴하라" "조 장관을 구속하라"를 계속해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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