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펀드 '블라인드 펀드' 아니었다

입력 2019.09.20 03:19

[조국 파문]
업계 "투자자가 투자처 알아… 사실상 직접투자로 봐야"

조국 법무부 장관이 "블라인드 펀드라 투자처를 몰랐다"고 주장하면서 근거로 든 펀드 운용보고서가 급조된 정황이 드러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조 장관 아내인 정경심씨가 투자한 코링크PE의 펀드 운용 방식에 비춰볼 때 이른바 '조국 펀드'는 '블라인드' 펀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링크PE의 '바지사장'이었던 이모(40) 대표가 2017년 11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코링크PE가 지금까지 조성한 4개의 펀드(레드·그린·블루·배터리) 중 '레드 펀드'를 제외한 3개의 펀드가 블라인드 방식으로 운용됐다. 블라인드 펀드는 먼저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은 뒤 투자처를 찾는 펀드를 말한다. 그런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링크PE의 펀드에 투자한 사람과 투자처가 사실상 같기 때문에 직접투자에 가깝고, 코링크의 펀드들은 '무늬만 블라인드'라는 얘기가 나온다.

코링크PE의 '배터리 펀드'는 2017년 10월 2차전지 업체 WFM의 대주주 우모(60)씨 등으로부터 80억원을 투자받는다. 그런데 배터리 펀드는 투자금 일부를 더해 WFM을 인수한다. WFM 대주주 우모씨가 배터리 펀드를 통해 자기 회사인 WFM에 투자한 셈이다. 배터리 펀드보다 앞서 만들어진 레드 펀드도 같은 방식으로 운용됐다. 레드 펀드는 2016년 초 자동차업체 익성으로부터 40억원을 투자받은 뒤 그해 8월 13억5000만원을 익성에 다시 투자했다. 두 펀드 모두 투자자의 돈으로 펀드를 만든 뒤 그 돈을 다시 투자자의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링크PE의 운용 방식으로 미뤄보건대 블루 펀드(조국 펀드) 역시 블라인드 방식으로 운용됐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면서 "되레 투자자의 의중을 잘 반영해 투자처를 결정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조 장관 일가가 주식 직접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 규정을 피해가기 위해 블라인드 펀드라는 '포장지'를 씌워 간접투자한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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