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웃" 거세지는 촛불

입력 2019.09.20 03:01

290개大 전·현직 교수 3396명 시국선언 "정의·윤리 무너졌다"
의사 2900명, 파면 촉구… 서울·고려·연세대 1000명 동시집회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열흘째인 19일, 조 장관에 대한 반대 민심은 곳곳에서 행동으로 옮겨졌고, 각계각층으로 번졌다. 전국 교수 3400여명과 의사 2900여명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결정 철회를 요구했고, 서울 주요 대학에서 조국 반대 촛불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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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시국선언 - 19일 오전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 교수 50여명이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전·현직 교수 3396명이 동참했다"고 했다. /오종찬 기자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이하 정교모)' 소속 교수 50여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교모는 "지난 13일부터 공개하고 연대서명을 받고 있는 시국선언문에 전국 290개 대학의 전·현직 교수 3396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11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연구자 수는 2234명이었다.

이번 시국선언에 가장 많은 교수가 동참한 학교는 조 장관의 모교이자 직장인 서울대였다. 179명이 서명했다. 이어 연세대·경북대가 각각 105명, 고려대 99명, 경희대 94명, 한양대 89명, 이화여대 88명, 성균관대 62명, 부산대 61명 등이다. 정교모는 시국선언에서 "온갖 비리 의혹을 받고 있고 부인은 자녀 대학원 입학을 위한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까지 됐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 사회 정의와 윤리를 무너뜨렸다"며 "사회 정의와 윤리를 세우고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길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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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고려대 4번째 집회, 연세대도 동참 - 19일 오후 서울대(왼쪽 사진)·고려대(가운데)·연세대(오른쪽) 학생들이 각각 교내 광장에 모여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이번이 4번째 촛불 집회로 이날 각각 500여명, 30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처음으로 열린 연세대 촛불 집회엔 학생 200여명이 참가했다. /오종찬·고운호·장련성 기자
이날 집회에 나온 이제봉 울산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위선(僞善)인데, 조 장관이 소셜미디어에서 했던 말과 현실에서 했던 행동들이 지나치게 이율배반적"이라며 "장관 가족이 표창장과 경력을 위조하는데 누가 청소년에게 '이 사회는 공정한 사회다'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했다. 2016년 박 전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던 김정탁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맹자에 따르면 정의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수오지심(羞惡之心), 부끄러운 줄 아는 마음"이라며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 책임자가 과연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인가에 대해 모든 국민이 의아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많은 교수가 "검찰 개혁에는 동의하지만 조 장관은 적임자가 아니다"라는 의견이었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학자로서 검찰 개혁에 동의하고 정말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자격이 있는 사람이 국민 모두의 동의를 통해서 진행해야 난제가 풀린다"고 했다. 김현구 중앙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큰일을 하고 싶다면 조국을 읍참마속해야 한다"고 했다.

정교모는 이날 시국선언에 서명한 교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다음 주 중 신문 광고 등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했다. 친문(親文) 네티즌의 집단적 '가짜 서명'이 원인이었다. '유시민' '조국' '자한당' 등의 이름으로 허위 온라인 서명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모 측은 "가짜 서명이 무더기로 접수되는 등 악의적인 방해 행위가 있었다"며 "서명자가 입력한 소속 대학과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어느 정도 인원 파악을 마쳤지만, 신뢰도를 위해 하나하나 다시 본인 확인을 거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정교모는 가짜 서명을 입력한 네티즌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형사 고발하고 민사상 책임도 물을 예정이다.

의사들도 반(反)조국 서명 대열에 동참했다. 의사 사회에서 18일 오후 1시부터 지인 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돌기 시작한 '대한민국 의사들의 선언: 조국의 퇴진과 조○(조 장관 딸)의 퇴교를 촉구한다!'라는 성명서에는 만(滿) 이틀도 지나지 않은 19일 오후 7시 기준 의사 2900명이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서명하려면 의사면허번호를 써내야 한다.

선언문 작성자는 글에서 조 장관 딸의 허위 논문 저자 등재 이력, 조작된 동양대 표창장 등을 열거한 뒤 "이런 범법 행위와 부정한 행위가 일어난 곳은 법무부 장관의 가정"이라며 "법무부 장관 조국은 즉시 그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거나 해임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성명서 명의자는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대한민국 의사들 일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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