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초당적으로 '홍콩 인권법' 만든다

입력 2019.09.20 03:01

펠로시 "법 제정, 열정적으로 지지
"인권 탄압하는 사람 美 입국 금지
트럼프는 분명한 입장 표명 안해

中 "오만하다, 내정간섭 중단하라"

미국 의회가 홍콩의 인권 상황에 따라 홍콩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는 '홍콩인권민주법' 제정을 초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매년 홍콩의 인권 상황을 평가한 뒤, 홍콩에 대한 관세 및 투자 혜택을 조정하겠다는 내용이다. 중국은 "즉시 법안 추진을 중단하라"며 강력 반발했다. 내달 미·중 무역 협상을 앞두고 홍콩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할 전망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홍콩 시위의 상징적인 인물인 조슈아 웡(오른쪽)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8일(현지 시각)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홍콩 시위의 상징적인 인물인 조슈아 웡(오른쪽)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18일(현지 시각)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원 내 민주·공화당 의원들은 법안(홍콩인권민주법안)을 열정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엔 넉 달째 계속되고 있는 홍콩 시위의 상징적인 인물인 조슈아 웡도 참석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이 경제적 이득 때문에 중국의 인권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면 세계 어디서도 도덕적 권위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매컬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도 이날 "홍콩을 지지하는 데 있어 미국은 단결해 있다"고 했다.

홍콩인권민주법안은 미국과 홍콩의 관계를 규정한 기존 미국·홍콩정책법을 수정하는 내용으로 지난 6월 발의됐다. 미국은 1992년 미국·홍콩정책법을 제정해 홍콩이 중국에 반환(1997년)된 이후에도 홍콩을 특별 대우해왔다. 무역·금융 분야에서 혜택을 주고 미국 기업의 홍콩 투자도 장려했다.

하지만 홍콩인권민주법이 의회를 통과하면 미국 행정부는 매년 홍콩의 인권 상황을 평가해 의회에 보고하고, 대통령은 홍콩에 대한 우대 혜택을 유지할지 판단하게 된다. 홍콩 인권을 탄압하는 사람은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도 담겼다. 금융·무역·항운 중심인 홍콩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내용이다.

2014년 홍콩의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시위(우산혁명) 직후에도 비슷한 법안이 미 의회에 제출됐지만 회기 종료로 폐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5년 전보다 통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다음 주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홍콩인권법이 통과돼 본회의에 회부될 전망"이라고 했다. 짐 리시(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장은 "법안을 빨리 처리할 것이고, 미치 매코널(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법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8일 상원 외교위에 출석해 "법안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행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데도 의회가 초당적으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셈이다.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중국으로 인도할 수 있는 법안(송환법)을 추진하면서 시작된 홍콩 시위는 지난 4일 홍콩 정부가 송환법안 폐기를 공식 선언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시위대는 시위 때 성조기를 흔들며 미국에 홍콩인권민주법 처리를 요청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홍콩에 간섭하는 법안 추진을 즉시 중단하라"고 말했다. 그는 "펠로시 등 정치인이 시비를 가리지 못하고 홍콩 간섭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위협하고, 홍콩 업무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하며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대해 중국은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주(駐)홍콩 특파원공서(特派員公署) 대변인도 "미국 정치인들이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홍콩 민의에 따라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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