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도 나눠라"… 할머니 말씀 실천한 '배드걸'

조선일보
입력 2019.09.20 03:01

[리한나]
7000억 자산 보유한 美 팝스타 '펜티 뷰티' 한국 론칭으로 방한
60국 아이들에게 수백억 기부
"전세계의 소외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 만들어주는 것이 내 음악·뷰티·패션의 원동력"

유색 인종에게도 잘 맞는 색상을 추구하는 '펜티 뷰티'를 만든 리한나.
유색 인종에게도 잘 맞는 색상을 추구하는 '펜티 뷰티'를 만든 리한나. /펜티 뷰티
"어릴 적 TV 광고를 봤는데, 10센트, 25센트 같은 적은 돈으로도 아프리카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는 데 충격을 받았어요. '어마어마한 부자가 돼서 전 세계를 먹여 살려야지!' 마음먹었고, 제가 성공으로 달려가는 원동력이 됐지요. 음악, 뷰티, 패션, 저의 모든 열정은 3억명 이상의 소외된 아이들에게 교육이란 희망의 기회를 만들어 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제 흥의 원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가수로 불리는 미국의 팝스타 리한나(Robyn Rihanna Fenty·31)는 '아름다움'을 정의해보란 질문에 '교육' '자선'이란 단어를 꺼내 들었다. 17일 자신의 이름을 딴 뷰티 브랜드 '펜티 뷰티'를 들고 서울에 온 그를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다. "'아름다움'이란 '삶을 소중히 하는(cherish) 것'이라 말하고 싶어요.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수록 삶은 풍성해지죠. 놀이터 그네에 올라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는 것처럼, 교육의 기회를 갖는 건 인생의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받침대가 돼주지요." 스웨그(swag) 넘치는 말투가 힙합 가사처럼 들렸다.

카리브해 바베이도스섬에서 태어난 리한나는 17세에 팝계의 '거물' 제이지(Jay-Z)에게 발탁된 이후, 미국 빌보드 차트 1위 곡 14개를 기록하며 마이클 잭슨(13개)을 넘어선 주인공이다. 최근 미 포브스가 밝힌 리한나의 자산은 6억달러(약 7000억원). 마돈나와 셀린 디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리한나가 자신이 주최한 신세계 면세점 나이트 파티에서 현대미술가 카스텐 휠러가 만든 '미러 캐러셀'(회전 그네)에 앉았다.
리한나가 자신이 주최한 신세계 면세점 나이트 파티에서 현대미술가 카스텐 휠러가 만든 '미러 캐러셀'(회전 그네)에 앉았다. 리한나는 "K뷰티가 항상 앞서가기 때문에 직접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세계 면세점
그러나 '배드걸리리(badgalriri)'란 애칭답게 리한나는 이날 아시아에서 처음 서울에서 열린 '펜티 뷰티 마스터클래스'에 두 시간 반이나 지각해 원성을 샀다. 각종 구설에도 패션·뷰티 등 손대는 것마다 '대박'을 일구니 '능력은 뛰어난 나쁜 계집애'의 대명사가 됐다.

그런 그가 "베풀기 위해서 꼭 성공하고 싶었다"고 강조한 건 그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탈출'했기 때문이다.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된 폭력 아버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음악에 모든 걸 걸었다. "누구도 완벽할 수는 없어요. 저도 제 모습이 불만스러우니까요. 하지만 그 불안함(insecurity) 덕에 우리는 각자 최고로 아름다울 수 있죠. 그 불안함이 도전 의식과 변화를 키우는 힘이니까요."

바베이도스에 휴가 온 음반 제작자에게 갈고닦았던 음악을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오늘의 그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전 세계에 제 목소리가 울려 퍼지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멘토였던 할머니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인 '클라라 리오넬 재단'을 2012년 설립한 뒤 60여 개국 개발도상국 아이들 교육 지원, 암 치료 핵의학 센터 건립, 긴급 재난구호 등 지금까지 수백억원을 기부했다. "할머니는 '1달러만 있어도 나누기엔 충분하다'고 하셨죠. 전 세계 부와 권력을 거머쥔 대단한 구세주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걸!" 2년 전 그는 하버드대에서 '인도주의자'상을 받았다. 파키스탄의 소녀 교육 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2013년 받은 상이다.

그녀 이야기는 평등, 다양성 같은 주제로 옮겨갔다. '모두를 위한 뷰티'를 내걸고 50가지 색상의 파운데이션으로 화제가 된 '펜티 뷰티'는 연간 5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며 그녀를 거부(巨富)로 만들었다. 펜티 뷰티의 매출 일부도 자선 재단에 기부한다. "꿈이 이루어졌냐고요? 꿈 그 이상이지요. 함께하기 때문에 더 아름다워질 세상을 꿈꿉니다." 그녀는 "꼭 기억하겠다"며 기자의 명함을 슬립형 브라톱 가슴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가 출시한 '새비지X 펜티' 란제리 의상이었다. 영리한 사업가였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