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 조 장관 그만두지 않으면 文 정부도 같이 몰락한다"

조선일보
입력 2019.09.20 03:20

전·현직 대학교수 3000여 명이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대신 새로운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조속히 임명하라"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발표한 선언문에서 "온갖 비리 의혹을 받고 있고 부인은 자녀 대학원 입학을 위한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까지 됐음에도 대통령이 조국 교수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 사회 정의와 윤리를 무너뜨렸다"고 했다. 조 장관 딸의 병리학 논문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연구 생활에 종사하는 교수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되는 것이며 수년간 피땀을 흘려 논문을 쓰는 석·박사과정 학생들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참여 교수들은 "더 이상 거짓말의 나라가 되어선 안 된다는 분연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 "지금 조 장관이 그만두지 않으면 문재인 정부도 같이 몰락한다"고 했다. 시국선언문은 일주일 전 온라인에 공개됐고, 이에 동의하는 교수들이 서명했는데 19일까지 전국 대학 290곳 전·현직 교수 3396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2016년 최순실 사태 당시 시국선언 참여 교수·연구자 2200여 명을 뛰어넘는 규모다. 몰상식이 상식을 비웃는 데 대한 분노가 서로 얼굴도 모르는 교수 수천 명이 며칠 만에 뜻을 모으게 만들었을 것이다.

의사들도 '조국 사태는 우리 의학계에 수치와 좌절, 국제적 망신을 안겼다'며 온라인을 통해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는데 19일 현재 1800명을 넘어섰다.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변호사들의 서명 역시 5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학생들도 조 장관을 규탄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일제히 열었다. 교수·변호사·의사 등 지식인들과 학생들이 한꺼번에 행동에 나선 것은 조 장관 임명 강행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최소한의 상식과 양식에 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좌·우나 세대 차가 있을 수 없다.

조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와 기자 간담회에서 했던 여러 말이 속속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 조 장관이 피의자로 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는 일도 기정사실이 되어간다. 지금처럼 제멋대로인 정권이라면 그래도 장관이라며 버틸 것이다. 국민의 분노도 임계점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런데도 여권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시국선언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눈·귀를 닫고 있다. 이러다 국민과 권력 사이를 잇는 마지막 끈까지 끊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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