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29년 前 '9차 화성 사건' 피해자 속옷서 꼬리 잡혔다

입력 2019.09.19 18:18 | 수정 2019.09.19 18:22

경찰이 33년 만에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결정적 근거는 1990년 발생한 9차 사건 피해자의 속옷에서 검출된 이춘재(56)의 유전자(DNA)였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DNA가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를 통보받은 뒤 이춘재를 용의자로 판단하고, 비슷한 범행 수법을 보인 5·7차 사건으로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경찰과 국과수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7월 15일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감정의뢰했다. 이중 이춘재와 일치하는 DNA가 검출된 것은 9차 사건 피해자 김모(당시 14세)양의 속옷이었다. 김양은 1990년 11월 15일 야산에서 스타킹으로 손발이 결박되고, 속옷으로 재갈이 물린 상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1990년 11월 9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 화성군 태안읍 사건현장 부근에서 탐문수사하는 경찰. 이 사건 피해자의 속옷에서 검출된 이춘재(56)의 DNA가 33년 만에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조선DB
1990년 11월 9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 화성군 태안읍 사건현장 부근에서 탐문수사하는 경찰. 이 사건 피해자의 속옷에서 검출된 이춘재(56)의 DNA가 33년 만에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조선DB
국과수가 김양의 속옷에서 용의자의 DNA를 검출하는 데는 약 20일이 걸렸다. 국과수의 DNA 검출은 증거품에서 DNA가 묻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확보하는 ‘사전 처리’, DNA의 입자를 확대해 확인하는 ‘DNA 증폭’, 범죄자 데이터베이스(DB)와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매칭’ 과정을 거친다. 통상 15일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달 초쯤 국과수로부터 "증거품의 DNA와 DB에 등록된 이춘재의 DNA가 99.999% 일치한다"는 취지의 결과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춘재를 용의자로 판단한 경찰은 5차 사건(1987년 1월)과 7차(1988년 9월) 사건의 증거품을 국과수에 추가로 감정의뢰했다. 두 사건이 9차 사건과 유사점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두 사건 피해자 모두 속옷 등으로 양손이 결박됐고,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로 보낸 증거품에서 나온 DNA 역시 이춘재의 것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아직 DNA 확인이 안 된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배용주 경기남부청장은 "이제 수사본부를 꾸리는 초기 단계"라며 "이미 확인된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 증거품에서 나오는 DNA가 이춘재의 것과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4년 청주 처제 성폭행·살인 사건으로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춘재는 DNA가 일치한다는 수사 결과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교도소에 따르면, 이춘재는 뉴스를 통해 자신이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됐다는 보도를 접한 후에도 시종일관 덤덤한 태도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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