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대표 삭발 이후 릴레이 삭발
與 "공천용쇼"... 野 내부서도 "다른 차원의 투쟁 필요"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 5명이 19일 조국 법무장관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했다. 황교안 대표가 지난 16일 청와대 앞에서 삭발한 이후 현역 의원만 8명이 릴레이 삭발에 나선 것이다. 황 대표보다 먼저 삭발을 한 박인숙 의원과 전직 의원까지 포함하면 한국당에서 이날까지 총 13명이 삭발했다.
이날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삭발을 한 의원은 김석기·송석준·이만희·장석춘·최교일 의원이다. 모두 초선 지역구 의원인 이들은 오전 10시 53분 '국민명령 조국사퇴', '근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적힌 팻말을 앞에 두고 나란히 앉아 삭발했다. 이들은 삭발 후 "조국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이로써 황 대표 삭발을 전후해 삭발에 나선 의원은 이주영·심재철·박인숙·강효상 의원을 비롯해 9명이 됐다.
한국당의 릴레이 삭발은 황 대표 삭발이 불을 붙였다.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삭발을 대정부 투쟁 수단으로 삼으면서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리도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논의가 삼삼오오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16일 황 대표 삭발 이후 17일에는 강효상 의원이, 18일에는 이주영·심재철 의원이 머리를 깎았다. 원외에서도 김문수 전 경기지사, 송영선 전 의원이 17일, 18일에는 차명진 전 의원이 삭발했다. 이날 오후에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도 삭발한다.
삭발한 전현직 의원들은 "국민의 뜻을 거슬러 조국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준엄한 국민의 뜻을 보여주겠다"는 결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삭발이 아이스버킷챌린지 하듯 이어지면서 정치 이벤트로 희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 한국당에 비판적인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나경원 원내대표가 언제 삭발하는지 두고보겠다"고 하는 등 릴레이 삭발을 '조롱'하는 움직임도 벌어지고 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황 대표를 기점으로 삭발을 통한 한국당의 결기는 충분히 전달한 만큼, 이제는 다른 차원에서 결기를 보일 때"라며 "계속 삭발을 이어가면 자칫 당대표 삭발의 의미까지 희화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지적에도 당내에서 삭발이 이어지자 '공천용 쇼'란 냉소도 정치권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한국당의 길거리 '쇼 정치'"라며 "야당의 구태에 국민들 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다"고 했고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당 지도부에) '공천 눈도장'을 찍기 위한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의 노웅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삭발 열풍중, 기사 댓글을 보면 '빛나리당' '깍두기당' '자유소림당' 등 별명만 여러개"라며 "여야를 떠나 막말로 쪽팔린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