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무인기(드론) 피격 사건과 관련, 배후로 지목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48시간 내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공격 가능성과 추가 제재 시행 등에 대한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보자"며 "우리는 이란에 매우 중요한 제재를 가할 것이고, 앞으로 48시간 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미 재무장관에게 이란 제재를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이 전쟁 행위였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의견에 동의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곧 (대응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회담을 위해 사우디로 향하던 중 동행한 기자들에게 사우디 석유시설 피습은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에 대한 전쟁 행위"라며 "미국은 공격을 감행한 이란을 저지하기 위해 유럽과 아랍 동맹국들의 연합을 결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對)이란 군사 대응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알다시피 많은 옵션(선택지)이 있다. 최후의(ultimate) 옵션이 있고, 그것보다 덜한 옵션도 있다"며 "우리는 지금 매우,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후 옵션이 핵타격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최후의 옵션을 말하는 것"이라며 "즉, 전쟁에 돌입한다는 뜻이다. 나는 그런 최후 옵션(핵타격)을 말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한 최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주장과 관련해선 "나는 그것이 힘의 표시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를 갖고 있고, 공격하기 매우 쉽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이라크 파병 등을 거론하며 "우리는 그것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 악랄한 일들을 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작은 아주 쉽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보자"며 "우리는 좋은 자본을 많이 갖고 있고, 무언가 해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4일 사우디 국영석유사 아람코의 핵심 석유시설 2곳이 비행체의 공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파로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 절반 가량이 차질을 빚었고, 국제 유가가 요동쳤다. 친(親)이란 성향인 예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드론 10대로 이 시설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추가 제재와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이란은 이를 강력 부인한 상태다. 이란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공격과 관련해 자신들이 공격 주체가 아니라는 내용의 외교 전문을 미 정부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