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퇴진' 시국선언 교수 2500명 돌파… 親文, 실명참여 교수들 신상털기 나서

조선일보
입력 2019.09.19 03:00

- 오늘 靑앞에서 시국선언문 낭독
국정농단 때 '박근혜 하야 촉구'… 서명 참여했던 2234명 넘어서
親文, 이름 공개된 교수들 향해 "친일" "논문 검증하자" 등 협박

19일 열리는 고려대의 집회 홍보 포스터(왼쪽 사진)와 연세대의 집회 포스터(오른쪽).
오늘 SKY '조국 촛불집회' - 19일 열리는 고려대의 집회 홍보 포스터(왼쪽 사진)와 연세대의 집회 포스터(오른쪽). 소셜미디어와 채팅방 등을 통해 참가자들이 직접 포스터 안을 만들었다. /고려대·연세대 집회 주최 측
조국 법무장관 사퇴 요구 시국선언문에 서명한 전국 대학교수가 2500명을 넘어섰다. 그 대표들이 19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최종 서명 숫자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2016년 11월 국정 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전국 교수·연구자 시국선언 참여인 수 2234명을 넘어선 숫자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 모임'(이하 교수모임)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조국 법무장관의 임명으로 사회 정의·윤리가 무너졌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 서명자는 18일 오후 7시 기준 25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친문(親文) 네티즌의 집단적 '가짜 서명'을 걸러낸 수치다. 2019년 기준 전국 대학 전임교원(교수·부교수·조교수) 수는 전체 8만9345명이다. 교수모임은 이외 퇴직한 명예교수나 객원교수 등의 서명도 받고 있다. 전체 대학 430개 중 절반 이상인 246개 대학 교수가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

친문 네티즌들의 방해 공작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날부터 친문 네티즌들은 이번 시국선언문 서명인 수가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서명인 수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공인물 명의(名義) 서명에 나섰다. '서명인 숫자를 터무니없이 부풀려 신뢰도를 떨어뜨리자'는 의견 공유하에 이뤄진 일이었다. 실제 17일 밤 시간대 허위 서명이 비정상적으로 늘어 이날 자정부터 18일 오전 6시까지 서명 접수가 중단되기도 했다.

교수모임은 즉각 방어를 시작했다. 교수모임 관계자는 "컴퓨터 전공 교수들과 함께 밤을 새우며 접수된 가짜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확인했다"며 "한 명 한 명 신원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시간 숫자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각 대학 대표 교수들에게 명단을 보내 이름, 소속 단과대 등을 조회하는 확인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 실명 인증을 도입하고 IP당 한 번만 서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자 친문 네티즌이 작전을 바꿨다. 교수의 신상을 털어 망신을 줌으로써 서명 참여 의지를 위축시키는 방향이었다. 18일 오전부터 실명을 공개한 대표 교수 46명 이름이 트위터에 돌기 시작했다. 이어 교수 실명을 언급하면서 '반(反)동성애자' '친일파'라고 비난하는 글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트위터 ID 'patktw' 이용자는 소속 대학, 실명과 함께 다니는 교회 이름까지 적었다.

강의를 하지 못하도록 교수가 소속된 대학 홈페이지에 항의성 글을 올리자는 주장도 나왔다. 트위터 ID '8BxOgDiNWQxhk7m' 이용자는 '명단 올라오는 ××들. 각 대학 홈피 가서 초토화시켜야 합니다'라고 썼다. 또 다른 ID 'ebookebara' 이용자는 '이 명단으로 정치 교수들 모두 쫓아내야 학교가 정상화된다'고 적었다. '시국선언한 교수가 교수 자격이 있는지, 논문은 제대로 썼는지, 연구비 허위로 받은 건 없는지 감찰해라' '논문 검증하고 일본 우익 돈 안 먹었는지 조사해야겠다'는 협박도 줄줄이 이어졌다. 시국선언에 참석하는 또 다른 교수도 "참여를 구두 약속했던 동료 교수들이 용기를 잃고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일부 교수들은 조국 장관 옹호에 나서고 있다. 고려대 로스쿨 김기창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과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조 장관의 PC 하드디스크 교체 논란은 '증거인멸'이 아닌 '자기방어'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김 교수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선언을 했던 인물이다. 서울대 천문학부 우종학 교수는 페이스북에 "논문 제1저자 등재는 책임저자(담당교수)의 몫이자 책임" "조국 교수 책임을 묻기에는 근거가 약하다"는 글을 올렸다.

대학 구성원들 반응은 싸늘하다. 고려대 김 교수 인터뷰에 대해서는 같은 학교 이한상 경영대 교수가 17일 페이스북에 "상식과 정의는 달나라로 갔다"고 공개 비판했다. 서울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우 교수 글에 대해 학생들이 '부끄러움은 제자들의 몫' '교수님 연구나 해주세요'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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