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 … 태풍 때 떠내려온 北멧돼지가 옮겼나

조선일보
입력 2019.09.18 03:51 | 수정 2019.09.18 03:53

[아프리카 돼지열병 첫 발생] 돼지열병 감염경로 미스터리

파주 농장주 해외여행 기록 없고 유입 경로 꼽힌 잔반 사육 안해
임진강에서 6㎞ 떨어진 양돈 농가… 감염된 北 돼지가 전파했을수도

이번에 경기 파주의 양돈 농장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African Swine Fever)은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는 감염되지 않고, 감염된 돼지고기를 먹어도 인체에는 무해(無害)하다. 그러나 돼지는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달해 확산을 차단하려면 감염 경로 파악이 중요하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까지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파주 양돈 농가와 40여㎞ 떨어진 경기 연천의 돼지농장에서도 ASF 의심축이 발생하면서 확산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파주 돼지농장과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은 총 123곳에 이른다.

파주 양돈 농장 방역작업 17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 농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감염 돼지의 치사율이 100%에 가깝고, 현재 치료제·백신이 없어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파주 양돈 농장 방역작업 - 17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 농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감염 돼지의 치사율이 100%에 가깝고, 현재 치료제·백신이 없어 ‘돼지 흑사병’으로 불린다. /장련성 기자
정부와 전문가가 ASF의 유입 경로로 꼽는 것은 크게 세 가지이다. 돼지에게 ASF 바이러스가 오염된 음식물을 먹이거나, 농장 관계자가 ASF 발생국을 다녀온 경우,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 등이다.

그러나 ASF가 발생한 파주 농장은 돼지에게 잔반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농장주나 근로자들이 최근 3개월간 해외여행을 한 기록도 없다고 했다. 해당 농장에는 네팔인 외국인 근로자 4명이 일하고 있는데, 네팔은 ASF 발생 국가가 아니며 국제우편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한다. 게다가 해당 농장은 창문이 없이 완전히 밀폐된 형태이며, 농장 주변에 울타리도 설치해 외부에서의 멧돼지 출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주요 유입 경로 중 어느 하나도 딱 맞아떨어지는 게 없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북한 지역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월 북한 자강도에서 ASF가 발병해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가운데 77마리는 폐사했고, 22마리는 살처분됐다. 파주 농장은 북한과 이어지는 한강과 약 2㎞, 임진강과 6㎞ 떨어져 있다. 최근 태풍이 북한 황해도 지역에 상륙해 접경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가 떠내려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재홍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북한 전역에 ASF가 퍼져야 가능한 얘기인데 아직까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된 사례는 5월 단 한 차례밖에 없다"며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농장 방문객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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