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네티즌의 여론 뻥튀기… "네이버 ID 3개 만들어 추천 누르세요"

조선일보
입력 2019.09.18 03:00

댓글 추천·靑청원 늘리는데 활용
카톡·페북·트위터까지 동원하면 '추천 수' 6배까지 부풀릴 수 있어

'네이버 아이디 한 개만 갖고 계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말씀드려요! 네이버에서는 한 사람이 (아이디를) 3개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트위터 ID 'comewithmesir'이용자가 이렇게 적어 올렸다. 이 이용자는 트위터상에서 문재인 정부와 관련된 기사를 공유한 뒤 정부에 우호적인 댓글에는 '추천'을, 비우호적인 댓글에는 '비추천'을 각각 누르도록 유도하는 글을 활발히 올리는 친문(親文) 네티즌이다. 그는 한 사람이 ID 3개를 만들어 쓰는 노하우도 공개했다. 네이버 개인 정보에서 휴대폰 번호를 삭제하라는 것이었다. 네이버는 작년 5월 '드루킹 논란' 이후 한 명이 아이디를 3개 만들더라도 전화번호를 통해 통합 계정으로 인식하는 방안을 마련했는데 편법을 통해 이를 피하는 것이다. 그 노하우 아래에 '좋은 팁 감사드립니다' 등의 댓글이 주르륵 달렸다. 노하우 공유 글은 트위터에서 271회 공유됐다. 271명 각자가 보유한 구독자(팔로어) 수천~수만명이 이 글을 읽었다는 의미다.

본지가 17일 직접 이렇게 아이디를 만들었더니 설명처럼 각 아이디가 별개의 사용자로 인식됐다. 원래 한 댓글에 추천·비추천을 한 번씩만 누를 수 있는데, 이렇게 하니 한 명이 3개의 추천을 누르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 사람이 하루에 누를 수 있는 추천·비추천 수는 50개, 기사 한 건당 작성할 수 있는 댓글 수는 3개로 제한됐지만 이 방법대로라면 한 명당 150개의 추천·비추천을 누를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여론을 부풀리는 방식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청와대는 '20만명'이 온라인 서명한 국민 청원에만 응답하고 있는데, 네이버를 이용하는 특정 정파 극성 지지층 3만5000명이 모이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청와대 국민 청원은 트위터로도 가능한데, 트위터는 누구나 아이디를 무제한 만들 수 있다.

일부 이용자는 이런 방법이 '지지하는 연예인의 인기 기사를 끌어올릴 때 통용되는 방법'이라며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연예인 문제든 정치 문제든 '여론 왜곡' 현상은 문제이며, 실질적으로 이런 왜곡을 방치하고 있는 포털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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