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튼 존은 싫다는데도… 트럼프는 '끝없는 사랑'

조선일보
입력 2019.09.17 04:04

존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무대, 강력한 멜로디·제스처에 매료
"내 친구" "위대한 뮤지션" 칭송… 재선 유세장서도 로켓맨 등 틀어
존, 트럼프 취임식 공연 등 거부… 이름 거론될때마다 무대응 일관

엘튼 존

영국 팝가수 엘튼 존(72·사진)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요한 '팬심'이 존의 거듭된 퇴짜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 시각) "엘튼 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공연 부탁을 거절하고 트럼프의 호명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트럼프 임기 내내 반복해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왜 엘튼 존에 집착하는 걸까.

트럼프의 엘튼 존 사랑은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유명했다. 그는 자신의 여러 저서에서 엘튼 존을 칭송했고, 언론 인터뷰에서도 존을 "내 친구" "위대한 뮤지션"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2005년 자신의 세 번째 결혼식에 엘튼 존을 초청, 존이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2016년 미 대선 캠페인 기간 트럼프 전용기에는 항상 존의 음악이 크게 틀어져 있었다고 복수의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전했다.

그러나 엘튼 존의 마음은 트럼프와 달랐다. 존은 2016년 힐러리를 공개 지지했다. 트럼프 캠프가 자신의 노래를 유세장에서 틀자 "내 노래를 쓰지 말라"고 했다. 그는 당시 가디언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정치적 견해와 내 견해는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2016년 12월 대통령직인수위를 통해 대통령 취임식 때 엘튼 존이 공연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인수위 측은 엘튼 존이 동성애자라는 점을 들어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첫 동성애자 권리 옹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당시 존은 트럼프에게 편지를 보내 '영국인으로서 미 대통령 취임식에서 공연하기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거절했다.

최근에도 트럼프는 재선 유세장에서 엘튼 존의 유명 곡인 '타이니 댄서'와 '로켓맨'을 틀고 있다. 지난달 15일에는 뉴햄프셔에서 대선 유세를 한 뒤 운집한 군중 사진을 트위터에 '(사람 수가) 엘튼 존 (공연 관객)기록을 깼다'고 올렸다. 트럼프가 북한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칭한 것도 존의 노래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7월 방북했을 때 김정은에게 선물하기 위해 로켓맨 노래가 담긴 CD를 가지고 갔다는 보도도 있었다.

트럼프의 엘튼 존 집착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과한 것을 사랑하는 트럼프는 엘튼 존의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무대, 강력한 힘과 확신이 담긴 멜로디와 제스처에 매료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클레이튼 퍼덤은 "1970년대 본격적으로 사업가적 면모를 드러낸 트럼프는 1970년대 음악적 전성기를 맞은 엘튼 존을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경쟁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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