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강력' 규제 1년 서울 아파트값 14% 상승, 집값 올리는 정부

조선일보
입력 2019.09.17 03:18

정부가 '집값과의 전쟁'을 벌이겠다며 초강도 규제인 '9·13 부동산 대책'을 시행한 지 만 1년이 지났는데 서울의 아파트 실거래가는 오히려 13.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용산구는 26%나 올랐고, 성동(21%)·양천(19%)·강남(18%)도 급등했다. 정부는 지난 1년 새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가격이 1.3% 내렸다고 했다. 하지만 그중 실제 거래가 이뤄진 가격은 이렇게 엄청나게 올랐다는 것이다. 9·13 대책 여파로 아파트 거래량이 반 토막 난 와중에서도 매매가격이 오히려 급등했다는 것은 '정책 참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 시행된 8·2 규제책 역시 '똘똘한 한 채'와 '전세 낀 갭 투자'로 무력화되면서 대실패로 끝났었다.

더 좋은 집을 원하는 기본 욕망을 오로지 규제로 억누르는 정책이 시장에서 작동될 리가 없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규제의 역설'을 낳으며 집값 급등, 로또 아파트, 부동산 시장 양극화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급기야 민간 아파트 가격을 일일이 지정하겠다며 분양가 상한제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새 아파트 공급이 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서울 전역에서 신축 아파트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력한 대출 규제 탓에 아파트 청약시장은 현금 부자의 놀이터가 됐고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서울 일부 지역 신축 아파트는 수백대 1의 경쟁률인데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5만 가구를 웃돌고 있다. 재건축 조합원들은 헌법소원을 내겠다며 집단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내총생산의 15%를 차지하는 건설 투자가 18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정부도 진퇴양난에 빠졌다. 정치인 출신 국토부 장관과 경제 부총리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여부, 시점 등을 놓고 서로 다른 말을 한다.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경제 정책이 아니라 선거를 의식한 정치 정책이다. 정치 정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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