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디니 “(여자)아이들 음반 나오니 뭔가 한 것 같았다” [3시의 인디살롱]

  • OSEN
입력 2019.09.14 14:38


[OSEN=김관명기자] 26세 싱어송라이터 후디니(Houdini)에게 올해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지난 2월에 자신이 미디선생님으로 있는 (여자)아이들의 EP ‘I Made’가 나왔고, 8월에는 자신의 정규 1집 ‘HOLLOW’가 발매됐기 때문이다. ‘I Made’는 “음악으로 처음 뭔가를 한 것 같은” 앨범이었고, ‘HOLLOW’는 2012년 데뷔 이후 자신의 모든 것을 오롯이 담아낸 앨범이었다. [3시의 인디살롱]에서 후디니(본명 김예광)를 만났다.

= 인터넷을 뒤져봐도 후디니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없었다. 밴드 리메인즈(REMAINs)의 기타리스트 겸 보컬 출신, (여자)아이들의 미디선생님이라는 것 말고는. 본인 소개를 자세히 해달라.

“93년생이고 어렸을 때 인도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선교사여서 초등학교 4학년 때 인도로 이민을 갔다. 달리 할 게 없어 피아노와 기타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과 친해지게 됐다. ‘음악 하고 싶다’고 했더니 집에서 반대가 심했다. 학교를 갔다 오면 피아노가 없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18세 때 한국에 혼자 돌아왔다. 2010년 일이다.”

= 대단한 결정이다.

“이후 기획사 오디션을 봤지만 모두 다 떨어지고, 홍대 인근에서 밴드 생활을 시작했다. 고시원에서 함께 살았던 형(신종욱)이 밴드를 같이 하자고 해서 2011년에 결성한 것이 리메인즈다. 이후 제가 쓴 곡으로 클럽 오디션에 합격해 리메인즈 활동을 5년 동안 했다. 멤버는 군대와 학업 문제가 있어 계속 바뀌었다.”

= 군대는 갔다 왔나?

“뮤지션 길을 끝까지 가고 싶어 계속 미뤄왔다. 공익 판정을 받았는데 이제 소집통지서가 오면 가야 한다. 대학은 원하는 대학 실용음악과가 있었는데 3수 도전 끝에 실패했다. 지금 생각하면 음악공부를 많이 안했다.”

= 리메인즈 얘기를 좀더 자세히 해달라.

“처음에는 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 이렇게 4인조로 시작했다. 당시 신인으로서 나갈 수 있는 대회는 다 나갔는데, 2012년 오월창작가요제에서 다행히 ‘소나기’라는 곡으로 광주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이후 저희 공연을 본 한 제작자가 앨범 제작을 제안해 2012년 11월8일에 첫 디지털 싱글 ‘니가 보고 싶다’가 나왔다.”

cf. 리메인즈 및 후디니의 디스코그래피는 다음과 같다.

2012년 11월8일 리메인즈 싱글 ‘니가 보고 싶다’

2013년 8월13일 리메인즈 싱글 ‘소나기가 그치고 그대를 알았죠’

2015년 10월28일 리메인즈 싱글 ‘사랑에 빠진 순간’

2016년 1월25일 리메인즈 EP ‘Dear Saint’

2016년 2월18일 리메인즈 싱글 ‘사랑한단 말이에요’

2016년 4월26일 리메인즈 싱글 ‘다가와’(슈가레코드)

2016년 7월15일 리메인즈 싱글 ‘마지막 춤은 그대와 함께’(슈가레코드)

2016년 8월30일 리메인즈 EP ‘she SHe’(슈가레코드)

2017년 3월14일 리메인즈 싱글 ‘Heaven Song’(슈가레코드)

2018년 2월28일 리메인즈 싱글 ‘O-Obsessed’

2018년 5월9일 후디니 싱글 ‘L-Lucid Dream’

2018년 8월4일 후디니 싱글 ‘L-Liberty Song’

2019년 7월29일 후디니 싱글 ‘O-Ordinary Life’(FCM)

2019년 8월9일 후디니 싱글 ‘W-We all do sometimes’(FCM)

2019년 8월24일 FCM후디니 1집 ‘HOLLOW’(FCM)

= 슈가레코드에는 어떻게 들어가게 됐나.

“먼저 신종욱 형이 나가고 3인 밴드 상태에서 주성민 대표의 브이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다. 이후 드럼 치는 친구(안지명)만 빼놓고 멤버가 계속 바뀌다가 건반 치는 이승현이라는 친구가 들어오면서 밴드로서 정착이 됐다. 브이엔터테인먼트에서는 앨범을 내지 못했고, 이후 3명이 홈 레코딩으로 ‘Dear Saint’라는 EP를 냈다. 이 앨범을 슈가레코드 직원이 들어본 것이 계기가 돼 슈가레코드에 들어갔다. 슈가레코드에 있으면서 앨범도 열심히 내고 공연도 많이 하며 재미있게 보냈지만, 안지명이 군대를 가고 이승현은 영상쪽으로 전공을 바꾸면서 리메인즈 활동은 더이상 할 수 없었다.”

= 그렇게 해서 후디니라는 이름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인가.

“리메인즈 때 이미 개인 솔로 앨범을 내고 싶어서 예명으로 지어놓은 것이 후디니(Houdini)였다. 전 여자친구의 카톡 프로필뮤직이 미국 밴드 포스터 더 피플의 ‘Houdini’인 것이 계기가 됐다. ‘탈출을 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 그런데 후디니 솔로 활동 직전에 블랙뮤직(문민석) 곡에 참여했다(2017년 11월3일 ‘Fish’ 피처링, 2017년 12월7일 ‘La La Land’ 작사작곡, 2018년 2월12일 ‘Bed’ 작사작곡, 2018년 7월3일 ‘Color’ 작사작곡). 어떤 인연인가.

“문민석은 산들 첫 미니앨범 수록곡 ‘야!’를 공동작곡한 작곡가 형이다. 이 형이 같이 발라드를 만들고 싶다며 저한테 먼저 연락을 했다. 블랙뮤직은 이 형이 하는 프로듀싱 팀이다. 슈가레코드와 계약해지 전 블랙뮤직 ‘Fish’에 피처링을 하면서 처음 후디니라는 예명을 사용했다. 사실 슈가레코드에서 ‘she, SHe’가 나온 후 현타가 온 때여서 블랙뮤직, 이 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지금도 블랙뮤직 앨범을 준비 중이다.”

= 이번 정규 1집 ‘HOLLOW’는 슈가레코드 시절 발매한 싱글 ‘Heaven Song’(H)이 그 출발점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이후 O, L, L, O, W 싱글이 계속 나왔고 여기에 신곡을 추가해 발매한 것이 ‘HOLLOW’이니 말이다.

cf. 1집 ‘HOLLOW’ 수록곡 = Heaven Song, Obsessed(feat. RAW), Lucid Dream, Liberty Song, Ordinary Life, We all do sometimes(prod.by 667, feat. 정원), Hollow(feat. MRCH), No Regret(feat. RWAM), Save Me(prod.by RWAM)

“맞다. 슈가레코드에서 나오기 전에 구상했던 것이 ‘hollow’라는 연재 앨범이었다. 그래서 처음 리메인즈 이름으로 내놓은 것이 ‘Heaven Song’이고, 이후 1년 쉬면서 만든 게 ‘Obsessed’였다. 이때만 해도 아티스트 이름을 리메인즈로 해야 하나, 후디니로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후디니를 쓰면, 리메인즈 이름을 기억하는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Lucid Dream’ 때부터 생각을 바꿨다. ‘듣는 사람 의식하지 말고 가장 나다운 것을 하자. 그러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며 한 곡 한 곡 힘들게 썼다. 특히 가사를 쓰는 게 힘들었다.”

= (여자)아이들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

“(여자)아이들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 연결이 되어 자연스럽게 애들 곡을 봐주게 됐다. 미디선생님으로 일한 지는 1년 조금 넘었다. 2월에 나온 (여자)아이들의 EP ‘I Made’에서는 소연이랑 작업한 2곡이 실리기도 했다. 음악으로 처음 뭔가를 한 것 같았다. 돈도 벌었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너무 상처가 많았다. 기대에 못미치거나 일이 잘 안되면 어쩌지? 싶은 불안감도 컸다. 1집 타이틀곡 ‘Hollow’도 이 때 만들었다.”

= 이번 1집을 내면서 후디니 이름 앞에 FCM이 붙었다. 무슨 뜻인가.

“원래 제 아이디(ID)였다. ’First Class Member’(일등멤버)라는 뜻이다. ‘앞에 있는 사람으로서 행동해야 한다’는 제 삶에 대한 태도, 이런 것이다. 이번 1집 2번 트랙(Obsessed)에 피처링한 로(RAW) 형이 다시 음악을 시작하면서 저랑 크루를 하고 싶다고 해서 크루 이름으로 FCM을 사용하게 됐다. 베이스를 치는 FCM667(6번 트랙 We all do sometimes 프로듀싱)을 비롯해 FCM정원(6번 트랙 피처링), FCM뢈(RWAM. 8번 트랙 No Regret 피처링, 9번 트랙 Save me 프로듀싱) 등이 현재 크루 멤버다. 

= 1집에서 3곡만 같이 들어보자. 개인적으로는 지금 내 삶이 꿈일지도 모른다는 ‘Lucid Dream’, 이 도시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피곤함이 녹아있는 ‘Hollow’가 인상 깊다. 9곡 모두 단단한 사운드가 눈길을 끈다.

“‘Lucid Dream’, ‘Hollow’, 그리고 ‘No Regret’을 들어보면 될 것 같다. 우선 ‘Lucid Dream’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노래다. 꿈이 꿈인 것을 아는 꿈을 자각몽, 즉 루시드 드림이라고 하는데, 평소 내 삶이 어쩌면 꿈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침에 양치질을 하면서 늘 드는 생각이다. 처음 툭 툭 들리는 사운드는 심장소리를 상징한다.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악기 수는 비웠지만 사운드에는 큰 신경을 썼다.”

“‘Hollow’는 아까 말했듯이 올해 (여자)아이들 음반을 내느라 바쁘고 힘들 때 쓴 곡이다. 펜타곤의 유토랑 함께 만들었는데, 제가 코드 진행을 만들고 유토가 드럼 비트를 쳤다. 퓨처 장르를 지향했지만 퓨처 치고는 묘하게 감성적으로 변하더라. 감수성이 풍부했을 때 쓴 곡이라 그럴 것이다. 곡은 전체적으로 이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피곤함을 그렸다. 제 경우 보통 첫 차를 타고 퇴근을 할 때가 많은데, 그 때 출근하는 사람들도 피곤해 보이더라. 물론 저녁 퇴근 때 모습도 피곤하고.”

“‘No Regret’은 정답이라 생각했던 제 신념이나 생각이 무너져 내렸을 때 썼다. 달리 생각해볼껄, 뭔가 더 잘해볼껄 이런 후회이지만, 지나갔으니 후회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다. 마침 여친과 헤어진 시기이기도 했다. 가사를 솔직히 쓴 만큼 더욱 와닿는 곡이다.”

= ‘No Regret’에서 피처링한 여성보컬(MRCH)은 누구인가.

“블랙뮤직의 ‘Fish’에서 함께 피처링했던 시나(Sina)다. 최근 마치로 예명을 바꿨다.”

=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나.   

“좋은 무대가 있으면 공연을 조금씩 할 예정이다. 10월부터 싱글도 낼 것이고, 외주 제작 일도 계속할 것이다.”/kimkwm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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