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굴기' 위해 네덜란드와 협력 강화 모색

입력 2019.09.14 10:00

중국 반도체 업계가 네덜란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일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의 하이테크캠퍼스에서 제2회 중국⋅유럽 반도체산업협력포럼이 열렸다. 40여개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과 투자기구 대표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네덜란드는 물론 유럽 반도체 소재 장비 업체들과 정보 교류와 투자협력 협의를 했다. 이날 포럼은 지난해 3월 중국 남부 샤먼에서 열린 제1회 중국⋅네덜란드 반도체산업협력포럼이 확대된 것이다.

중국 반도체 전문매체 지웨이왕 등은 네덜란드가 글로벌 반도체 장비의 4분의 1을 책임지고 관련 소재와 장비 중소기업이 많아 반도체 산업사슬이 비교적 성숙한 곳이라는 점이 중국이 네덜란드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반도체 전문매체 지웨이왕은 지난 9일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하이테크 캠퍼스에서 중국 유럽 반도체 업체들이 모여 포럼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지웨이왕
중국 반도체 전문매체 지웨이왕은 지난 9일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하이테크 캠퍼스에서 중국 유럽 반도체 업체들이 모여 포럼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지웨이왕
네덜란드의 NXP는 차량용 반도체 1위업체로 지난해 미국의 퀄컴이 인수하려다 중국 반독점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아 무산된적이 있다. 네덜란드 ASML은 대당 1500억~2000억원에 이르는 극자외선(euv)장비를 세계에 유일하게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업체다. 삼성전자 인텔 TSMC 등에 공급한다.

ASML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18억유로(약 2조 3600억원)로 전년의 2배로 급증했다. 지난 4월 피터 웨닉 ASML 대표가 ASML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에 피해자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자 성명을 내고 2015년 중국인 직원이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국가의 스파이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밝힌 배경엔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는 동기가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포럼을 앞두고 네덜란드 반도체산업협회와 벨기에 반도체산업협회 등 주최기관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고, 중국 자금조달을 희망하는 반도체 기업들을 초청하는 공고를 내보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한 중국 기업은 반도체 설계 제조 테스트는 물론 이를 탑재하는 단말기업체와 투자회사들이 포함됐다. 오포 비보 샤오미 푸젠안신투자 등이 대표적이다.

네덜란드 업체와의 협력으로 기술력을 높이는 사례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중국에서 처음 독자개발한 와이파이 공유칩 양산을 시작한 상하이시창은 네덜란드 카테나의 연구개발 파트너다. 카테나와 공동개발한 중계기 관련 기술을 통해 통신품질을 향상시켰다.

중국 기업대표단은 포럼 참석에 머물지 않고 12일엔 현지 기업을 방문 일대일 협력 상담을 벌였다. 네덜란드는 물론 벨기에 영국 등지도 시찰대상에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일본이 반도체용 핵심소재의 대한국 수출을 규제하면서 시작한 한⋅일 경제전쟁을 자국의 반도체 산업 사슬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지난 4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글로벌 반도체 기업가 대회 및 17회 중국 국제반도체박람회에 참가한 인즈야오 중웨이반도체설비 회장은 "중국 반도체산업 투자열기가 매우 뜨겁지만 95%이상 자금이 칩 생산에 투입되고 설비와 소재 개발에 들어가는 자금은 3%도 안되는 불균형 현상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 회장은 이어 "많은 핵심기술을 외부 구매에 의존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기적으로 이런 상태로 가면 중국의 반도체산업은 절름발이 산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외 반도체 설비 및 소재업체와 구매 및 협력 모델을 구축해 중국 반도체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화웨이가 지난 9일 계열사인 하보커지투자를 통해 산둥성의 반도체 소재업체 텐위에 지분 10%를 인수한 것도 자체적으로 반도체산업 사슬을 완정시키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올 2분기 전세계 반도체장비 출하 규모가 전분기보다 3% 감소했지만 중국은 4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 열망을 반영한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설비투자 확대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핵심장비 수입의존도 저하 노력 등에 따른 것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최근 펴낸 시장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세계 반도체장비 출하액은 133억1000만달러(약 15조9000억원)로, 전분기보다 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67억4000만달러)보다는 20.5%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중국은 전분기 대비 43% 증가한 33억 6000만달러로 1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3% 감소했지만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감소폭이 낮았다. 한국은 전분기 대비로는 11%, 전년동기 대비로는 46.9% 각각 감소하면서 반도체 장비 출하 3위 국가로 내려왔다.

SEMI는 내년 글로벌 반도체 장비 출하규모는 메모리 반도체 투자 회복과 중국의 신설 및 기존 공장 투자 확대에 힘입어 올해보다 1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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