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車쇼핑 해외선 대세인데 국내는 지지부진, 왜?

입력 2019.09.14 08:00

온라인 자동차 판매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차를 사는 간편한 구매 방식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국내도 온라인 판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자동차 판매노조의 반발이 거세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3월부터 모든 전기차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구동(후륜, 전륜) 방식, 내장재, 색깔 등 원하는 사양을 골라 주문을 하면, 2~4주 내에 자택으로 배송해준다. 매장을 가지 않아도 차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다양한 이미지를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실험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말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 연 '디지털 쇼룸'의 경우 전 차종에 대한 가격, 제원, 성능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시승 신청과 딜러와의 상담 예약도 할 수 있다.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전기차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는 올해 초부터 전기차를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볼보는 지난 4월 영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개시했다. 소비자가 볼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모델을 선택해 주문하면, 2일 후에 차를 배송 받는다. 볼보는 XC40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을 시작으로 온라인 판매 모델을 늘릴 계획이다. 미국 포드는 중국 최대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온라인 판매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온라인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효율성'과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다.

전시장을 만들지 않으면 설비 투자와 인력비용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다. 판매 과정에서 영업사원 마진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도 부담을 덜 수 있다.

국산차 기준, 3000만원대 차량에 대한 영업마진은 60만~70만원 수준이다. 테슬라는 "온라인 판매를 통해 인력 감축이 이뤄지면 자동차 가격을 평균 6%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2025년 세계 온라인 자동차 판매 시장이 45억달러(약 5조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1번가는 올해 초 쌍용차의 신형 코란도 11대를 한정 판매했다. /11번가 캡처
11번가는 올해 초 쌍용차의 신형 코란도 11대를 한정 판매했다. /11번가 캡처
국내에서도 자동차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이달 중형 SUV 티구안 2020년형 모델을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통해 사전예약 받기로 했다. 쌍용차는 올해 초 11번가를 통해 신형 코란도 11대를 한정 판매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온라인 판매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동차 판매 노동조합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판매노조는 TV홈쇼핑이나 온라인에서 자동차를 팔면 영업직원들의 실적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노총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는 지난해 초 온라인·홈쇼핑의 국산차 판매 총력 저지 방침을 각 분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노조의 반발을 고려해 소량을 한정 판매하는 식의 초보적인 온라인 판매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온라인 판매가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도 이를 거스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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