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보유 기술·노하우, 서방 회사에 전면개방 의향"

입력 2019.09.13 11:29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가 자사의 기술을 서방 회사에 전면 개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제재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화웨이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미국의 환심을 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화웨이의 5세대(5G) 기술과 노하우를 미국 등 서방 회사에 전면 개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블룸버그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블룸버그
런 CEO는 "화웨이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으로 (5G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설치하고, 운영하기를 원하는 미국 등 서방 회사에 화웨이 5G 플랫폼 전체의 사용권을 판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런 CEO가 언급한 5G의 기술과 노하우는 5G 특허권과 면허, 기술 계획, 생산 공법 지식 등을 망라한 것이다.

화웨이 본사가 위치한 중국 선전을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한 NYT의 유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와 관련, 런 CEO가 "미국 회사들이 독자적인 5G 산업을 구축할 수 있도록 우리의 5G 기술과 노하우의 공유하고자 한다. 이로 인해 중국과 미국, 유럽 사이에 균형 잡힌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프리드먼에 따르면, 런 CEO는 "미국 회사는 또한 그들의 보안 요건에 맞춰 우리의 5G 기술을 변형하고, 소프트웨어 코드도 바꿀 수 있다"며 "미국은 이를 통해 정보 안정성을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정페이의 이런 발언은 화웨이가 미중 무역 갈등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면서 세계 주요 국가들에 차세대 산업의 중요 인프라인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삼성에 이은 세계 2번째 스마트폰 제조업체이자 세계 최대 5G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는 또한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블랙리스트’에 오른 탓에 미국 등에서 제품 판매는 물론 부품과 운영체계(OS) 조달에도 애를 먹고 있다.

프리드먼은 화웨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와중에 이뤄진 런 CEO의 이번 제안은 미국에 "올리브 가지를 흔든 것"이라며 화웨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전쟁을 끝내는 것에 도움이 되는 계획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의 호석 리-마키야마 연구원은 "화웨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런 CEO의 제안이 실패로 귀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문제는 판매사로서 화웨이의 신뢰성이 아니라, 중국 정부가 화웨이에 지우고 있는 법적 의무"라며 "중국 국내법은 자국 기업이나 국민들이 접근한 모든 정보와 통신 수단을 중국 정보당국의 통제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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