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굴기 올라탄 中 반도체 갑부 4인은 누구

입력 2019.09.13 07:04

중국의 반도체 기업인이 처음으로 중국 부호 50위권에 진입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기술패권 경쟁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한⋅일 경제분쟁이 반도체 소재⋅장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 기대감이 반도체 갑부 양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설계 업체 후이딩커지는 자난 8월 29일 주가가 장중 215.11위안(약 3만 6500원)을 찍는 등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중국 반도체 매체 지웨이왕은 후이딩커지 공동창업자 장판 회장의 보유지분(48.22%) 가치가 447억위안(약 7조 5990억원)으로 반도체 갑부 1위에 올랐다며 반도체 업종 기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부호 상위 50위권에 진입했다고 지난 10일 분석 보도했다. 부동산과 인터넷 업종이 주도하던 중국 부호 상위권에 반도체도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반도체 전문매체 지웨이왕은 개인 지분 보유가치가 200억위안이 넘는 반도체 갑부가 3개사 4명이라고 전했다. /지웨이왕 캡처
중국 반도체 전문매체 지웨이왕은 개인 지분 보유가치가 200억위안이 넘는 반도체 갑부가 3개사 4명이라고 전했다. /지웨이왕 캡처
지웨이왕은 중국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 관련 기업의 공시 자료를 분석해 처음으로 75개 상장 번도체 기업 지분을 보유한 반도체 갑부 리스트를 작성했다. 이 가운데 개인 지분 가치가 200억위안(약 3조 4000억원)을 넘은 기업인은 3개사 4명으로 파악됐다. 중국 반도체 갑부의 잇단 탄생은 반도체 업계의 실적 보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산가치가 200억위안을 웃도는 4명의 반도체 갑부중 두명은 후이딩커지 공동창업자들이다. 장판 회장과 244억위안(약 4조 1480억원)어치의 지분을 가진 주싱훠 이사로 1,2위를 차지했다. 2002년 선전에 설립된 후이딩커지는 자사를 글로벌 안드로이드 기반 장치(스마트폰 등)의 생체인식 솔루션 제공 1위 업체라고 소개한다. 화웨이 비보 등 중국 기업은 물론 삼성전자 노키아 등에도 지문인식 칩을 공급하고 있다.

2016년 10월 상하이증시에 상장했지만 중국 반도체 업체 처음으로 기업가치 1000억위안(약 17조원) 돌파가 기대되는 기업이다. 지난달 말 988억위안(약 16조 796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12일 기준 880억위안(약 14조 9600억원)에 달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만든 국가반도체산업기금으로부터 2017년 투자를 받는 등 정부의 후원을 받기도 한다. 올들어 지난 12일까지 주가가 145.5% 급등해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 상승폭(21.5%)의 7배 수준에 달했다. 서울과 미국의 샌디에고 어바인 등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3위는 웨이얼의 창업자 위런룽 회장으로 보유지분 가치가 242억위안(약 4조 1140억원)에 달했다. 2007년 상하이에서 설립해 10년만인 2017년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웨이얼은 전력관리 칩 이미지센서 등을 설계 생산한다. 소니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이미지센서 3위업체인 미국의 옴니비전을 지난해 인수한다고 발표해 뱀이 코끼리를 먹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올 4월 미국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이 인수합병(M&A)을 승인했다. 1995년 설립된 옴니비전은 나스닥 상장사였지만 2016년 중국 자본이 19억달러에 인수해 상장폐지시켰고, 이를 웨이얼이 다시 인수하게 된 것이다.

2018년 4월 칭화유니 계열사의 우한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오웨이궈 칭화유니 회장이 수행하고 있다./칭화유니
2018년 4월 칭화유니 계열사의 우한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오웨이궈 칭화유니 회장이 수행하고 있다./칭화유니
4위는 칭화유니의 자오웨이궈 칭화유니 회장으로 보유지분가치가 214억위안(약 3조 6380억원)에 달했다. 중국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인물로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기술패권 전쟁으로 비화되던 작년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도체 공장으로는 처음 방문한 칭화유니 계열사 우한 공장 시찰을 수행했다. 자오 회장은 칭화유니가 2016년 세운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창장메모리의 중국 첫 낸드플래시 공장 진척상황을 보고했다. 칭화유니는 충칭에 연내 D램 공장도 착공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하는 등 중국에서 낸드와 D램 동시 양산에 나서는 유일한 메모리반도체 기업이다.

칭화유니는 2015년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을 23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의했다가 퇴짜를 맞았지만 최근 마이크론의 고위관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크론은 D램생산을 추진해온 중국 국유기업 푸젠진화를 지식재산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 승소해 푸젠진화의 반도체 굴기 꿈을 사실상 무산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자오 회장은 칭화대에서 TV수리를 하며 학비를 대던 고학 청년이었지만 신장에서 부동산과 석탄 투자로 큰 돈을 벌었고, 2009년 칭화유니의 회장으로 영입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강국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배고픈 호랑이로 묘샤하는 자오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얘기할때마다 ‘산업보국(産業報國)’을 거론한다. 이병철 삼성 창업자의 ‘사업보국(事業報國)’을 떠올리게 한다.

2018년 4월 칭화유니 계열사의 우한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오웨이궈 칭화유니 회장이 수행하고 있다./칭화유니
2018년 4월 칭화유니 계열사의 우한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자오웨이궈 칭화유니 회장이 수행하고 있다./칭화유니
지웨이왕은 반도체 갑부를 만든 75개 기업의 전체 기업가치가 1조 58억위안에 달했다며 중국 전체 상장사 시총의 2%에 못미친다고 전했다. 미국의 반도체 상장사 시총이 총 1조달러가 넘는 것과 대비된다는 게 지웨이왕의 분석이다.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국 유가증권시장 시총 1,2위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증시에서 약진을 시작했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얘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 75개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043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순이익은 총 81.65억위안으로 1.4% 감소했다. 후이딩커지의 상반기 순이익이 10억위안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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