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37개중 3개 연결… 벤투호, 이겼지만 답답

조선일보
입력 2019.09.12 03:00

약체 투르크메니스탄 상대, 나상호·정우영 골로 2대0 승
크로스 위주 공격하면서 김신욱 뒤늦게 투입해 '원성'
백패스 남발로 템포 늦어져 에이스 손흥민은 후방 돌봐

이겼지만 개운치 않았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일 치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1차전 투르크메니스탄 원정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나상호(도쿄)와 정우영(알 사드)이 차례로 골망을 갈랐다.

카타르로 향하는 여정을 승리로 시작한 한국 대표팀은 내달 10일 경기도 화성에서 스리랑카와 2차전을 벌인 뒤 15일 평양 원정으로 3차전을 치른다. 북한은 이번 달 치른 1·2차전에서 레바논(2대0)과 스리랑카(1대0)를 차례로 꺾고 H조 선두에 올랐다.

◇쓸데없이 공만 돌렸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37위 한국은 132위 투르크메니스탄을 맞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아시안컵부터 약체팀을 상대로 이어지는 답답한 흐름이 이번 경기에서도 반복됐다. 벤투 감독은 경기 후 "득점 기회를 살리는 효율적인 축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벤투호(號)는 기본적으로 '빌드업 축구'를 지향한다. 후방에서부터 패스를 통해 공격 루트를 만들어가는 축구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패스 플레이로 상대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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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만 해도 경기가 잘 풀릴 줄 알았다. 투르크메니스탄전 전반 13분 나상호(17번)가 선제골을 넣은 뒤 주장 손흥민과 얼싸안고 환호하는 모습. 이후 한국은 답답한 경기를 하다 후반 막판 정우영의 프리킥으로 한 골을 추가해 2대0으로 이겼다.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승리였다. /연합뉴스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전진 패스(분명한 공격 의도를 가지고 전방으로 보내는 패스)' 시도가 13회에 그쳤다. 지난 3월 콜롬비아와 벌인 친선 경기에서 2대0 승리를 거둘 당시만 해도 전진 패스 시도가 25회였다. 오히려 한국은 중원에서 백패스와 횡패스를 남발했다. 자연스레 공격 속도가 떨어지면서 상대 수비가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 황인범 등 미드필더들의 패스는 번번이 차단됐다.

상대가 중앙 수비를 두껍게 쌓았다면 측면으로 뚫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크로스가 부정확했다. 한국이 이날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 37개 중 3개만 동료에게 연결됐다. 196㎝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활용법이 아쉬웠다. 상대 중앙 지역 공략에 어려움을 느낀 한국은 전반부터 측면 위주 공격을 펼쳤는데 정작 이럴 때 효과를 발휘하는 김신욱의 출장 시간은 막판 10분여밖에 되지 않았다. 후반 37분 들어간 김신욱이 측면 크로스를 연이어 위력적인 헤딩슛으로 연결하자 팬들은 "왜 그를 빨리 투입하지 않았느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에이스' 손흥민은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몇 차례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공이 제대로 돌지 않아 후방으로 내려와 플레이메이커 역할도 소화했다. 하지만 그런 만큼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13경기에서 1골에 그치고 있다.

◇가뭄에 단비 프리킥 골

한국은 어려운 흐름 속에서도 두 골을 뽑아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나상호는 전반 13분 수비가 걷어낸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순간 침투 능력이 돋보이는 나상호는 작년 11월 호주전부터 8경기 연속 출전하며 '벤투의 황태자'라 불린다.

후반 37분 터진 정우영의 오른발 프리킥 골은 가뭄에 단비 같았다. 1998년 하석주, 2006년 이천수, 2010년 박주영 등 그동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직접 프리킥으로 수차례 골망을 갈랐던 한국은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선 날카로운 프리킥 골이 없었다.

최근 전문 키커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우영이 존재감을 보였다. 2017년 동아시안컵 한·일전에서 무회전 프리킥으로 득점한 정우영은 이번엔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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