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기는 꺼려지고, 안 넣기도 눈치 보이고"…'계륵' 된 재건축 임대주택

입력 2019.09.14 12:05

"임대주택을 짓지 않고서는 사업추진이 곤란하고, 넣자니 또 애매하고…."

재건축 사업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재건축 단지에 임대주택을 넣겠다는 뜻을 강력히 내비치면서 재건축 조합이 내키지 않는 임대주택 건립에 나서고 있다.

서초구 방배임광아파트 전경. /카카오맵 캡처
서초구 방배임광아파트 전경. /카카오맵 캡처
정비업계에 따르면 임대주택 비율 문제로 재건축 사업 진행이 미뤄졌던 서초구 방배동 ‘방배임광1·2차’ 아파트는 최근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5일 서울시로부터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임대주택 비율을 줄이자는 일부 주민의 반발로 그동안 사업이 지연됐지만, 결국 임대주택 건립을 받아들인 것이다.

임광아파트는 지난해 7월 서울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정비구역지정안이 통과됐다. 당시 공공임대주택 148가구를 포함하는 조건으로 재건축 법적 최고 용적률인 299.99%가 적용됐다. 하지만 주민공람과정에서 임대주택 비율 등에 주민들이 반발하며 사업이 미뤄졌다.

임광아파트는 지상 최고 11층, 6개 동 418가구에서 재건축을 통해 최고 27층, 7개 동 872가구로 지어지게 된다. 이중 임대가구인 재건축 소형은 148가구로, 전용 44.99㎡가 143가구, 전용 59.99㎡가 5가구로 구성된다.

재개발 사업은 주변 녹지나 도로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만큼 공익성을 띠고 있어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건립해야 한다. 서울시의 경우 현재 전체 가구의 15%를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지난 4월 국토부는 이를 20%까지 높이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추가할 수 있는 최대 비율도 10%로 높였다.

하지만 개인의 사유재산인 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할 땐 임대주택 건립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단 임대주택을 짓게 되면 용적률 인센티브가 부여되는데, 이중 절반을 임대주택 물량으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가 최근 재건축에도 임대주택 건립을 요구하는 분위기라 재건축 조합이 이 뜻을 거스르기 쉽지 않다. 실제로 용산구 이촌동 한강삼익아파트는 기존 252가구에서 임대주택 55가구를 포함한 331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을 확정했다.

용산구 산호아파트도 기존 555가구에서 임대주택 73가구 등을 추가한 672가구로 재건축에 들어간다. 심지어 이촌동 왕궁아파트의 경우 1대 1 재건축이라 임대주택을 안 지어도 되지만, 서울시 권고로 임대주택 50가구를 짓는 내용을 정비계획안에 반영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 임대주택 공급 확대 의지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조합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며 "가뜩이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유예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데 부담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