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촌조카 "이러면 다 죽는다, 조국도 낙마"

입력 2019.09.11 03:00

[조국펀드 투자업체 대표 녹취록, 청문회 앞두고 입맞추기 시도]
해외도피중 국내로 전화… 펀드문제 불거질까봐 다급하게 요구
"배터리 육성정책 미리 알고 투자한 걸로 가면 빼도박도 못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족의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과 관련, 조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6)씨가 국회 인사청문회 증인에게 "(상황이 이렇게 되면)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 죽는다"며 입 맞추기를 강요한 정황이 드러났다. 조씨는 조국펀드 운용사 코링크PE 실소유주로 알려진 인물로, 검찰의 압수 수색 직전 해외로 도피한 뒤 돌아오지 않고 있다.

조씨는 청문회가 열리기 직전인 지난달 24일 '조국 펀드'가 인수한 가로등 점멸기 업체 웰스씨앤티 최모(54) 대표와의 통화에서 "조 후보자 측은 어떻게 얘길 할 거냐면 '내가 그 업체(웰스씨앤티)에서 돈을 썼는지, 빌렸는지, 대여했는지 어떻게 아느냐, 모른다'(라고 답변할 예정)"고 말한 것으로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에서 드러났다. 조씨는 "(최 대표 당신은) '내 통장을 확인해보라. 여기에 조국이든 정경심이든 누구든 간에 가족들에게 돈이 들어온 게 있는지만 봐달라'(고 말하면 된다)"고 했다.

조씨는 또 최 대표에게 웰스씨앤티에 흘러 들어온 자금 흐름을 사실과 다르게 말해줄 것을 부탁하면서 "조 후보자한테 돈이 갔냐 안 갔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펀드 문제가 불거지면) 이건 같이 죽는 케이스다. 정말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배터리 육성 정책에 맞물려 투자한 것 아니냐는 쪽으로 가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배터리 육성 정책에 (투자)했다면 완벽하게 정황이 인정되는, 전부 다 이해 충돌 문제가 생긴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청문회에서 답할 거 내일 저녁(8월 25일)까지 모든 내용이 픽스다"라고 했다.

이에 최 대표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조국 선생 때문에 왜 이 낭패를 당하고…"라고 했다. 조씨가 청문회에 앞서 최 대표에게 입 맞추기를 요구하자 난색을 표한 것이다. 최 대표는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최종 증인 명단에 포함됐지만, 실제 청문회엔 출석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나는 사모펀드가 뭔지도 몰랐다" "블라인드 펀드라 어디에 투자되는지도 몰랐다"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5촌 조카 조씨가 짜놓은 각본과 비슷하게 말한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측이 조카의 해외 도주를 사전에 지시한 것 아니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조 장관 조카와 통화한 최 대표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앞서 회삿돈 10억3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최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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