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1호 인사… '검찰은 괴물'이라는 민변 출신에 검찰개혁 맡겼다

입력 2019.09.11 03:00

[조국 임명 후폭풍]
개혁지원단장에 황희석 인권국장, 실무총괄에 이종근 차장검사
취임하자마자 원포인트 인사, 검찰인사권 강화 포석 관측 나와
검사장 6자리 공석… 연쇄 인사땐 '조국 수사팀'도 영향 가능성

"조국의 반격이 시작됐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강동갑 예비후보로 나섰던 황희석 인권국장의 선거 포스터.
황희석 선거 포스터에 '검찰개혁의 신' -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강동갑 예비후보로 나섰던 황희석 인권국장의 선거 포스터.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 트위터
10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1호 인사(人事)'를 놓고 법조계에선 이런 말이 파다했다. 조 장관은 이날 법무부 산하에 '검찰개혁지원단'을 만들라고 지시하며 단장에 민변 출신의 황희석 법무부 인권국장, 실무를 총괄할 단원에 이종근 인천지검 2차장검사를 임명하는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전날 취임식에서 검찰 견제를 위한 '적절한 인사권 행사'를 강조한 조 장관이 바로 다음 날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한 인사를 통해 자신을 수사하는 검찰을 압박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검찰개혁지원단에선 현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 공수처 법안 등을 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두 법안은 모두 국회로 넘어가 있다. 법무부 손을 떠났다. 이 때문에 검찰 주변에선 "검찰개혁지원단이 직간접으로 '조국 수사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구조 변화를 논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검찰 특수부 축소다. 기업 및 공직 비리를 수사하는 특수부는 그동안 검찰 내에서도 '개혁 1순위'로 자주 꼽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곳도, 조 장관을 수사하고 있는 곳도 검찰 특수부다. 조 장관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특수부 축소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한 바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혀 그런 의도가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날 '1호 인사'는 조 장관의 검찰 인사권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많다. 검찰개혁지원단이 법무부 조직 중 어디에 자리 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과 관련된 조직인 만큼 법무부 검찰국과 연계돼 일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국은 검찰 인사를 관장한다. 법조계 인사들은 "검찰개혁지원단에서 장관의 검찰 인사권 강화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원 포인트 인사이긴 하지만 법무부 장관이 취임 첫날 인사를 하는 것은 흔치 않다. 검사들 사이에선 "앞으로 검찰 인사도 앞당겨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내년 1~2월 검찰 정기 인사 전에 상당한 규모로 인사가 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조국 수사팀'에 있는 검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7월 말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대전·대구·광주고검장,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 여섯 자리를 공석(空席)으로 뒀다. 인사 요인을 남겨놓은 셈이다. 한 평검사는 "조 장관이 그것까지 염두에 뒀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수사팀은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

10일 검찰 수사관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의 전처(前妻) 자택인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를 압수수색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검찰, 조국 동생 전처 아파트 압수수색 - 10일 검찰 수사관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의 전처(前妻) 자택인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를 압수수색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그는 '위장 이혼'을 통해 집안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동환 기자
하지만 법조계에선 조 장관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일 때 수사팀에 대한 인사를 할 경우 검찰 내부 반발은 물론 위법 논란에도 휩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변호사는 "이 경우 외형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 행사지만 실질적으로는 장관의 수사 방해로 볼 수 있어 직권남용 등 법적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개혁지원단의 인적 구성을 놓고도 편향 논란이 제기된다. 단장인 황희석 인권국장은 진보 성향 변호사 모임인 민변 출신으로 검찰에 비판적인 사람이다. 그는 2012년 한 언론 기고에서 검찰을 지목해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폭군이나 마구잡이로 먹어 치우는 괴물"이라고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조 장관이 사실상 민변을 앞세워 검찰 개혁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황 국장 외에도 현 정권 들어 법무부 주요 보직에는 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용구 법무실장과 차규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도 민변 회원이다. 또 민변 회원으로 조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 신상팀장을 맡았던 김미경 변호사도 조만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 변호사는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조 장관이 민변을 통해 검찰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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