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구멍으로 음식 넣어주며… 41시간만에 4명 모두 구했다

조선일보
입력 2019.09.11 03:00

- 해상 사고 운반선 24명 무사 생환
美해안경비대 60㎝·90㎝ 구멍내 기관실에 사다리 내려 보내
마지막 남은 한국인 승무원 1명 기관실 근처 통제실에서 구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10일 오전 7시(한국 시각) 현대글로비스 소속 자동차 운반선 '골든레이호'에 고립돼 있던 마지막 한국인 승무원 김모(31·1등 기관사)씨는 미 해안경비대(USCG) 구조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오면서 연신 "생큐"를 반복했다. 그는 구조대원들의 부축을 받아 보트에 탑승했고, 구조대원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김 기관사 구조에 성공하면서 골든레이호 승무원 24명 전원이 무사 생환했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10일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만 근처 해상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의 기관실 쪽에 갇혀 있던 한국 승무원을 구조하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USCG)가 10일 미국 조지아주 브런즈윅 항만 근처 해상에서 전도된 현대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의 기관실 쪽에 갇혀 있던 한국 승무원을 구조하고 있다. USCG는 이날 사고 발생 41시간 만에 탑승 승무원 24명 전원을 무사히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AP 연합뉴스
골든레이호는 앞서 지난 8일 미국 조지아주(州) 브런즈윅 항구를 출발한 뒤 항구에서 12.6㎞ 떨어진 해상에서 선체가 왼쪽으로 크게 기울어지며 전도됐다. 승무원 24명 중 20명은 사고 직후 구조됐으나 나머지 4명은 선내 기관실에 갇혔다. USCG가 이날 사고 발생 41시간 만에 나머지 4명도 구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이날 구조된 4명은 가벼운 탈진 상태이지만 건강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해상 사고 지점
현지 언론에 따르면 USCG는 먼저 승무원들이 갇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실 근처에 작은 구멍을 뚫어 선내에 유독가스가 없는지 확인했다. 이후 카메라를 집어넣어 생존자들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다. 이어 3인치(7.6㎝) 크기의 구멍을 새로 뚫어 음식과 생수를 공급했다. 그다음 선체 일부를 뜯어내 가로 60㎝, 세로 90㎝의 구멍을 새로 뚫어 사다리를 내려 보냈다. USCG는 김 기관사만 기관실 근처 통제실에 따로 갇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새 구멍을 내 김 기관사를 건져 올렸다. 구멍만 네 차례에 걸쳐 뚫은 것이다. USCG 존 리드 대령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선내는 바깥보다 훨씬 더 더웠지만, 구조자들 얼굴에선 안도감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USCG는 앞으로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함께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골든레이호는 암초나 선박과 충돌한 게 아니라 운항 중 단독으로 넘어지는 이례적인 사고여서 정확한 원인 파악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골든레이호에 실려 있던 기아차·GM 등의 완성차 4000여대에 대한 피해액은 현대글로비스가 가입한 총 10조원 규모의 보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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