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혁 대상 조국이 검찰 개혁한다니 국민 우롱하나

조선일보
입력 2019.09.09 03:20

검찰이 6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아내를 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하자 민주당은 "정치 검찰의 복귀"라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웅변하는 증거"라고 했다. 검찰이 개혁을 방해하고 조국 임명을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미쳐 날뛰는 늑대"라고 공격했다.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들이다. 조 후보자 아내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 공소시효는 6일까지였다. 명백한 범죄 혐의가 있는데 법무장관 후보자 아내라고 기소를 안 했다면 검찰이 위법을 저지르는 것이 된다. 여당이 '검찰이 유출했다'고 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원본은 검찰이 압수한 적도 없다고 한다. 압수도 하지 않은 걸 어떻게 유출하나. 가짜 뉴스를 단속하겠다는 사람들이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있다.

검찰이 개혁 대상이 된 것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충견 노릇을 했기 때문이다. 산 권력 비리는 외면하고 죽은 권력엔 잔인할 정도로 가혹했던 것이 그동안 검찰의 모습이었다. 검찰 개혁은 공수처 신설 따위의 변죽이 아니라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찰 인사권을 내려놓으면 그것으로 끝난다. 대통령의 검사 인사 좌지우지야말로 검찰 적폐 중의 적폐인데 이것은 그대로 움켜쥐고 있으면서 공수처 신설만이 개혁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들 비리를 수사한 검사에겐 인사권을 휘둘러 좌천시키거나 검찰에서 밀어냈다.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우리 비리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해달라"고 해놓고선 검찰이 그 지시를 실천하자 '개혁에 저항' '정치 검찰'이라고 한다. 지금 누가 개혁에 저항하고 있나. 공수처 신설도 왜 조국 아니면 안 된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다.

조 후보자 비리 의혹은 끝을 모를 지경이다. "불법은 없었다" "나는 무관하다"고 하더니 조 후보자 자신이 조작에 연루됐다는 증거와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번엔 조 후보자 아들이 서울대 법대에서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턴 활동도 하기 전에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까지 발급받았다고 한다. '논문 작성'을 위해 인턴을 했다는데 실제 썼는지 알 수도 없다. 서울대 관계자들조차 "듣도 보도 못했다"고 한다. 조 후보자 딸과 함께 서울대 법대에서 보름간 인턴을 했다는 단국대 의대 교수 아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이 황당한 일에 조 후보자는 정말 무관한가.

조 후보자는 '딸 총장 표창장 위조' 보도가 나간 날 동양대 총장에게 "아내 말대로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고) 해달라" "오전 중 (반박) 보도 자료를 내달라"고 했다고 한다. 증거를 조작해달라고 한 것이다. 조 후보자 아내는 검찰 압수수색 전 한밤중에 연구실에 들어가 PC를 가져갔다. 몸이 아프다던 조 후보자 아내는 다음 날 아침에도 다시 연구실에 들어가 각종 자료를 갖고 나왔다고 한다.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일 가능성이 높다. 조 후보자는 이 혐의만으로도 피의자로 수사받아야 한다.

개혁은 명분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금 한국에서 개혁의 명분이 가장 없는 사람을 꼽으라면 조국이 몇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그런 사람이 없으면 개혁이 안 된다니 희극도 이런 희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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