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에 자료 주면 총장님 다칩니다"...최성해 총장 "압수수색도 하기 전 겁 주더라"

입력 2019.09.08 22:58 | 수정 2019.09.08 23:53

최성해 동양대 총장 인터뷰서 ‘격정 토로’
"조국, 목소리는 점잖았지만…영 기분 안 좋았다"
"정경심, 딸 외에도 제멋대로 준 표창장 3개 더 있다"
"유시민·김두관도 똑같은 요구...공유하고 있는 듯"
"녹음 같은 거 없다...9일 진상조사서 실체 드러날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검찰이 압수 수색도 하기 전에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과 관련된 자료를 검찰에 잘못 넘겨주면 다친다"고 협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8일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에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딸의 표창장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8일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에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딸의 표창장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 총장은 8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여러 차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내가 가장 기분 나빴던 전화통화가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 총장은 당시 상황을 전하며 "8월 말쯤 검찰이 우리 학교 압수 수색(9월 3일)도 나오기 전에 정 교수와 한 번 통화를 했다"면서 "처음에는 부탁을 하겠다더니 나중에는 자기와 관련된 서류를 검찰에 넘기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이어 "(정 교수가) 자기도 ‘웅동학원 이사로 있지만, 검찰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하나도 안줬다. 안줘도 문제될 게 하나도 없었다’고 하더니 전화를 끊기 직전에 ‘그런 거 잘못 주면 총장님이 다칩니다’라고 하더라"고 했다. "당시엔 ‘예’ 하고 대답했지만, 전화를 끊고 나니 ‘이게 뭐야? 겁주나?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하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굉장히 기분 나빴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지난 4일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이번 의혹과 관련해 빠짐없이 진술했다고 했다.

◇조국 부인 "검찰에 자료 주면 다친다"...증거인멸 교사·협박 소지
지난 3일 동양대에는 검찰이 압수 수색을 나왔고, 이튿날인 4일 최 총장은 언론에 "조 후보자 딸에게 표창장을 준 일도, 주라고 결재한 일도 없다"고 밝혔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에 공개한 정경심 교수와의 통화내역. /최성해 총장 측 제공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에 공개한 정경심 교수와의 통화내역. /최성해 총장 측 제공
최 총장은 이날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새벽부터 이날 하루 조 후보자 부부는 무려 12차례에 걸쳐 최 총장과 통화를 시도했고, 이 중 3번을 통화했다. 이날 오전 7시 38분, 19분 4초 동안 연결된 첫 통화에서 조 후보자 부부는 "표창장 발급을 위임한 것으로 해 달라. 위임했다는 내용을 보도자료로 내 달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법률고문팀에 물어보니 그러면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산다"는 말도 했다고 최 총장은 전했다.

이어 오전 8시 12분엔 조 후보자가 부인 휴대폰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아까 말씀드린 거 빨리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 번 더 요구했다고 한다. 이 통화는 3분 38초간 했다. 오전 10시쯤 세 번째 통화에선 정 교수가 한 번 더 같은 요구를 반복했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는 말투는 점잖았지만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들을 정도였다. (통화 후) 영 기분이 안 좋았다"면서 "이후 연락 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똑같은 내용을 요구하는 것을 보고, 다 공유돼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나 "통화 내용이 녹음돼 있느냐"는 물음에 최 총장은 "없다. 그런 건 절대 없다"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정 교수가 "잘못 넘겨주면 다친다"고 한 부분, 조 후보자가 "총장님도 살고, 정 교수도 살고..."라고 말한 부분 등이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성립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자료 제출 불응 요구가) 적극적인 자료 삭제 요구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증거은닉에 따른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면서 "최 총장이 받은 압박감 등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협박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최 총장 "曺 딸 봉사했다는 기관과 표창장 발급기관 다르다"
최 총장은 지난 6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공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에 대해 "(지난 4일) 검찰 조사 때 본 표창장 사본과 같은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동양대 표창장은 발급 순서대로 일련번호가 일관되게 매겨진다"면서 "후보자 딸의 표창장은 정 교수가 원장으로 있던 어학교육원에서 임의로 번호를 붙여 발급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국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국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 총장은 "정 교수가 원장으로 있는 동안 딸을 포함해 모두 4명에게 임의로 표창장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최근 ‘일련번호가 엉망이다’ ‘표창장 양식이 제각각이다’라고 하는 여권의 주장은 정 교수 같은 사람이 대학 내 기관을 엉망으로 운영하면서 빚어진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9일) 대학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조사 결과를 보고 받기로 돼 있다. 다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최 총장은 또 "표창장이 위조되고, 임의 발급되는 데 정 교수 외에도 대학 내에 조력자가 있는 것 같다"며 동양대 A 교수를 지목했다. A 교수는 최근 언론에 "서울에서 멀리 경북 영주까지 찾아와 봉사활동을 한 대학생은 후보자 딸 조모(28)씨뿐이었다"며 "당시 교수들이 조씨에게 표창장을 주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총장은 "후보자 딸이 참여했다는 인문학 영재프로그램은 영주시의 지원을 받아 지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2012~2013년 여름방학마다 진행됐는데, 행사를 주관한 기관은 정 교수가 원장으로 있던 ‘어학교육원’이 아니라 김모 교수가 원장이던 ‘영어영재교육원’이었다"면서 "행사를 주관한 기관과 관련 없는 기관이 표창장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 행사 때 정 교수도, 정 교수의 딸도 본 적이 없고, 이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총장은 "(조 후보자는) 딸이 영어를 가르쳤다는 데 배웠다는 사람도, 이를 봤다는 사람도 없는 상황"이라며 "당시 프로그램은 미국 원어민 부부 교수가 맡아 진행해 굳이 대학생 봉사자를 구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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