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9.06 20:22 | 수정 2019.09.06 20:38

"정의 죽었다" 빈소 차리고 헌화…검은 우산 쓰고 행진
"진상규명" 1~2차 집회…3차는 조 후보자 정면 비판
‘제1저자 논문’ 취소…"입학 취소하라" 구호도

고려대 학생들이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입시 의혹과 관련, 학교 측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세번째 집회를 열었다. 고려대는 조 후보자의 딸이 학부를 졸업한 대학이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 100여명은 이날 서울 안암동 고려대 민주광장에 모여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고 외쳤다. 집회는 빈소를 마련해 ‘장례’ 형식으로 진행됐다. 삼가 정의의 명복을 빕니다’ ‘기회·과정·결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근조 화환을 양쪽에 세웠고, 가운데 ‘기회의 평등·과정의 공정·결과의 정의’라고 적힌 명패가 놓였다. 학생들은 하얀 국화꽃을 헌화했다. 이후 검은 우산을 쓰고 민주광장 일대를 행진했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민주광장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 관련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민주광장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입시특혜 의혹’ 관련 분향소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3차 촛불집회 집행부는 선언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정의로운 사회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손으로 만들어낸 정부"라며 "하지만 오늘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것은 정의로운 사회입니까"라고 했다.

이어 "(조 후보자) 자녀 하나의 스펙 비리 의혹이 스쳐간 대학이 대체 몇 곳이냐"라며 "이 모든 것이 우연이나 행운, 혹은 정당한 실력이라고 말하는 것이냐. 이것이 이 시간에도 피땀 흘려 삶을 바꿔보려는 청년, 청소년에 대한 기만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입니까"라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는 앞서 두차례의 집회가 조 후보자 딸의 입시 의혹에만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조 후보자의 도덕성과 법무부 장관 자격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법무부 장관은 법을 집행하고 수호하는 자리"라며 "누구보다 올바른 정의관으로 모두에게 평등한 기준을 제시해야 하는 자리에, 대통령은 ‘불법 아닌 편법’ 그리고 ‘모른다’로 일관하는 조 후보자를 내정하고 있다. 이토록 비뚤어진 잣대를 가진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까"라고 소리높였다.

끝으로 "당신들이 우리에게 아직 살아있다고 말했던 정의가, 기회의 평등이,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사실 이미 오래전 우리 사회에서 숨을 거뒀음을 다시금 확인했다"며 "우리는 기꺼이 상주의 완장을 차고, 참담한 마음으로 정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자 합니다"라고 했다.

6일 서울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열린 조 후보자 관련 3차 촛불집회에 고려대 학생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영일 기자
6일 서울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열린 조 후보자 관련 3차 촛불집회에 고려대 학생 100여명이 참석했다. /서영일 기자
집회에 참가한 고려대 학생들은 "허위사실 기재했다. 고대입학 취소하라" "눈치게임 하지 말고 규정대로 처리하라"라고도 구호를 외쳤다. 전날 대한병리학회에서 조씨가 제1저자로 오른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논문을 직권 취소하면서, 조씨의 입학도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불거졌다. 조씨는 2010학년도 고려대 입시 때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 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나의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되었다’고 썼다.

앞서 고려대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내고 "논문의 하자가 발견되면 조씨를 서면 또는 출석조사해, 입학취소사유 대상자인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자, "검찰 조사를 보고 논의하겠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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