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직선제 등 5大요구 이룰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입력 2019.09.06 03:42

"송환법 철회는 너무 작은 조치… 7일·8일 공항 등서 집회 열 것"

람 행정장관
람 행정장관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발표했지만 홍콩 시위를 주도해온 야권 단체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민간인권전선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개월간 독재 폭정의 냉혈함과 무정(無情)함을 겪으면서 보통선거(직선제)를 쟁취하기 위한 우리의 결심은 굳건해졌다"며 "5대 요구를 모두 이룰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미 샴(岑子杰) 민간인권전선 의장은 홍콩TV 등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늦고, 작은 조치"라며 "시위에 참여했던 200만 시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송환법 철회 이외에 시위 강경 진압 책임자 조사와 처벌, 시위대에 대한 폭도(暴徒)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자 석방, 직선제를 요구해왔다. 람 장관은 이 중 송환법을 제외한 나머지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람 장관의 철회 조치에 대해 "썩은 살에 반창고가 붙은 데 불과하다"며 도심에서 시위를 연 데 이어 7일과 8일 미국총영사관,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할 계획이다. 민간인권전선은 5대 요구 관철을 위한 집회를 오는 15일 열 방침이다. 전날 질서 회복 기대감에 4% 가깝게 급등했던 홍콩 증시는 이날 장중 한때 1%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사설(社說)에서 "(람 장관의) 발표가 모두를 기쁘게 하지 않겠지만 합의에 이르려면 시위대 역시 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게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명보(明報)는 사설에서 "송환법 철회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시위 진압 과정에 대한 독립 조사를 촉구했다.

홍콩 사회의 갈등도 계속됐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빈과일보(蘋果日報)의 발행인 라이치잉(黎智英·71)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 집 앞에 누군가 화염병을 던졌다.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창립자인 라이 회장은 홍콩 부호 가운데 이례적으로 시위대를 지지해 중국 매체로부터 시위의 '검은 배후'로 공격받아왔다.

이날 대만 자유시보는 정부 통계를 인용해 올 들어 8월까지 대만으로 이주한 홍콩인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대폭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올 1~8월 대만 체류 허가를 받은 홍콩인은 2277명, 이민 허가자는 910명으로 전년 대비 31%, 21% 증가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을 때, 2014년 우산혁명(직선제 요구 시위) 직후에도 홍콩인의 대만 이민 붐이 불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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