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온라인 무기 쇼핑몰 차려 "미사일 610억, 탱크 50억"

조선일보
입력 2019.09.06 03:07

김정은 비자금 담당 '조광무역' 웹사이트에서 무기 9종 판촉
건설장비 항목 클릭하면 戰車, 미사일은 '조류 추적' 목록에 나와
"안전하고 빠른 도착 보장" 홍보… 대놓고 유엔 대북 제재 위반

북한이 중국에 본사를 둔 무역회사 웹사이트를 활용해 탱크·방사포·미사일 등을 해외에 판매하려 한 정황이 5일 드러났다. 북한의 무기 거래는 명백한 유엔 대북 제재 위반이다. 북한은 비교적 최근 실전 배치된 지대공(地對空) 미사일 '번개 5호(KN-06)'에 5100만달러라는 가격을 책정하기도 했다. 다만 로그인 절차조차 필요 없는 '허술한 웹사이트'를 통해 무기를 판매한다는 게 비상식적이란 점에서 진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에 본사를 둔 '조광무역회사'의 웹사이트 '상품 카탈로그'난엔 KN-06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들이 수십만~수천만달러의 '가격표'를 달고 올라와 있다. 가격 밑엔 사거리 등 간단한 제원도 곁들였다.

웹사이트에 올라온 무기는 총 9가지다. '폭풍호(420만달러)', '천마호(270만달러)'를 비롯한 전차류는 '건설 장비'로, M2010 장갑차(72만달러) 등 장갑차류는 '농업 장비'로 분류했다. 북한군의 주력 대포 중 하나인 M1985 170㎜ 곡사포(630만달러)는 '중공업 장비'로, KN-06호 미사일은 '조류 추적 및 연구 상품'으로 분류됐다.

'북한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KN-06의 경우 2010년 10월 노동당 창당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처음 등장했지만, 발사 장면이 공개된 건 3년 전이다. 최신 무기까지 판매 목록에 올린 것이다. 이 웹사이트를 최초로 공개한 '마카오 비즈니스 매거진'은 "웹사이트가 차단되지 않도록 무기 목록과 정보를 숨기는 북한의 전형적 수법이 사용됐다"고 했다.

조광무역회사는 북한이 마카오에서 운영하던 해외 무역상사였지만,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 제재 이후 본사를 중국으로 옮겼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라는 게 정설이다. 문제의 웹사이트가 조광무역회사에서 개설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온라인상에서 버젓이 '무기 박람회'를 열고 있는 셈이 된다.

이 웹사이트는 또 조광무역이 1973년 설립됐다고 밝히며 "우리의 화물선과 항공기는 최신식이다. 물품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도착할 것을 보장한다"고 했다. 이어 "조광무역은 모든 제품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전문가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이 웹사이트는 일부 무기의 경우 북한식이 아니라 미국 등 서방이 부여한 무기명을 올려놓았다. 이 때문에 실제 북한과는 무관한 웹사이트라는 의견도 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3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이 예멘의 후티 반군과 리비아·수단 등에 무기 판매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2017년엔 북한이 중국에 본사를 둔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금수 품목인 '리튬-6'을 판매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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