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대만으로 건너가 홍콩 시위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웡 비서장은 지난 3일 대만 공항 도착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비롯한 각국의 친구들이 홍콩 시민에게 압력을 가하는 법령과 ‘화이트 테러’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정치 체계 외부에 있는 대만의 친구들이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기념일 전 홍콩 시민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벌여주길 바란다"며 "대만 이외에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한국의 지지자들도 (홍콩에 대한) 지지를 표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웡 비서장은 또 "홍콩 시위로 지금까지 1000여명이 체포됐다"며 "이들이 대만에 망명을 원할 경우 받아줄 것을 간절히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 당국과 의회가 홍콩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법률이나 조치를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이 3일 대만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관련 당국에 이미 보호가 필요한 홍콩 시민이 대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으로부터 완전 독립을 주장하는 차이 총통은 홍콩의 반(反)송환법 시위를 공개 지지해 왔다.

웡 비서장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그는 대규모 주말 시위를 앞둔 지난달 30일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야권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웡 비서장의 체포 소식에 예고했던 대규모 집회를 전격 취소했다. 시민 안전이 우선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31일 당일 홍콩 도심 곳곳에서는 시위가 벌어졌다. 13주째 계속된 주말 시위였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하고 실탄으로 경고사격을 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이에 맞서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같은 날 10개 공·사립 대학과 100여 개 중·고등학교는 2주간 동맹 휴학에 돌입했다.

또 웡 비서장은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9월 투쟁은 더 활기를 띨 것"이라며 "홍콩인들은 중국이 싸움 없이 그날(10월 1일 중국 정부 수립 70주년)을 기념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웡 비서장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3일 웡 비서장에 대해 "신세대 반역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