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서 이례적인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지만 재학한 7개 학기 가운데 단 한 학기도 빠짐없이 유급 심사 회의에서 이름이 거론됐던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부산대 의전원은 매학기 말 최하위권 성적 학생의 유급 여부를 결정하는 성적사정위원회를 연다. 본지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부산대 의전원 성적사정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조씨는 재학 당시 단 한 번도 이 회의에서 이름이 빠진 적이 없었다.

특히 2017년 1·2학기에는 학생들이 '2학년 전원 유급 면제 사건'으로 부르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2학년인 조씨와 같은 학년 학생들 전원이 유급을 면한 것이다. 한 부산대 의전원 재학생은 "조 후보자의 딸에게 특혜를 주려 한 학년 전체의 유급을 면해줬다는 소문이 의전원에 파다했다"고 했다. 이때도 조씨는 성적사정위원회에서 언급됐다.

곽상도 의원은 "애초에 조씨가 과연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할 실력이 됐는지 의문"이라며 "입학 성적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씨가 한영외고 재학 당시 대학 인턴으로 활동했다고 밝힌 기간은 총 29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자는 '당시 입시 제도가 인턴 활동을 장려했다'고 주장하지만, 야당은 "현실적으로 고교생으로 소화하기 불가능한 일정의 스펙 부풀리기"라고 비판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조씨는 한영외고에 입학한 2007년 3월부터 고려대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응시한 2009년 9월 이전까지 30개월 중 29개월간 10여개 인턴 활동을 했다. 주 의원은 "수험생이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인턴 3~4개 '겹치기' 수행이 가능한지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했다.

조 후보자가 지난 2016년 저자로 참여한 책 '치유의 인문학'에서 대입 수험생들의 '스펙 쌓기'를 비판적으로 언급한 글도 회자되고 있다. 당시 조 후보자는 "대학수험생 입시 관리를 하다 보면 어떻게 이런 스펙을 만들어오는지 하며 놀랄 때가 많다"며 "영어인증성적은 물론 여러 종류의 발명 특허를 딴 고등학생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저도 아이가 있습니다만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상상이 안 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