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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콘텐츠에 한국적인 터치, 그게 한류의 힘"

조선일보
  • 진중언 기자
    입력 2019.09.09 03:09 | 수정 2019.09.03 03:14

    [조선일보 100년 포럼] [6] 한류의 미래, 세계화의 조건
    순수 예술 분야는 내실 키우고 정부가 작가 직접 지원하기보단
    초등학생 작문 교육 강화 등 문화 인프라에 투자해야

    K팝(K-pop)을 앞세운 한류(韓流)는 글로벌 문화 트렌드가 됐다. 빌보드 등 세계 음악 차트를 석권한 BTS(방탄소년단)는 '21세기 비틀스'로 통한다. 한류 관련 문화 콘텐츠 수출액은 2018년 44억2500만달러로 3년 전보다 61%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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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정웅(맨 왼쪽) 서울예대 교수가 지난달 29일 열린 조선일보 100년 포럼에서 '한류의 미래, 세계화의 조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날 포럼엔 양 교수와 염재호 대표를 비롯해 김정기·박소령·양진석·정과리·조신 위원, 정창환 CJ ENM 상무, 이대형 큐레이터 등이 참석했다. /이태경 기자
    지난달 29일 '한류의 미래, 세계화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열린 조선일보 100년 포럼에선 한류가 성공한 요인과 한국 문화 콘텐츠의 미래 비전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한류 열풍은 세대를 초월한 시대적 가치와 세계화라는 콘텍스트(context·맥락)를 잘 읽어낸 덕분"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콘텐츠에 한국인만의 차별성을 가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참석자는 "문학이나 순수 예술 분야는 한국만의 실질적 역량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양정웅 서울예대 교수는 주제 발표에서 "한국 문화가 계속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시간·공간적 경계를 허물고, 미래지향적인 시대 담론을 담을 수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화제가 된 '인면조(人面鳥)'를 거론하며 "한국의 고유성을 고민하고, 예술가들 스스로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류에 따른 문화 콘텐츠 수출액 및 외국인 관광 지출액
    2017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을 지낸 이대형 큐레이터는 "창작자의 국적을 따지는 식의 민족주의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K팝 열풍은 초국가적(trans-national)이고 초세대적(trans-generational)인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창환 CJ ENM 음악사업부 상무는 "K팝의 성공은 좁은 한국 시장을 탈피해 세계로 눈을 돌리는 과정에서 남들과 차별되는 퍼포먼스를 연마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새로운 교감이 한류 성공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순수 예술 분야에서 실질적인 문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문학평론가인 정과리 연세대 교수는 "문학을 예로 들면, 정부가 많은 지원을 했음에도 서구나 일본 작가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단순히 세계 문화를 재가공·생산하는 국가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한국만의 변별력과 내실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날 포럼에선 정부 역할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조신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K팝·영화·게임 등의 한류가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하는 과정은 민간 기업 주도로 이뤄졌다"고 했다. 박소령 퍼블리 대표도 "정부는 비영리 분야에만 지원을 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웅 교수는 "정부 지원이 '기회의 균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오히려 예술가들의 창의성을 억누르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염재호 포럼 대표는 "정부가 작가들을 직접 지원하는 형태가 아니라 초등학생 작문 교육을 강화하는 식으로 문화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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