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분노에도 침묵하는 부산대는 각성하라!"

2일 오후 6시쯤 비가 내린 부산 금정구 부산대 캠퍼스 인문대학 앞에서 이 학교 총학생회장(총학) 조한수씨가 이렇게 외쳤다. 이날 이곳에선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부산대의 두 번째 촛불 집회가 열렸다. 재학생과 졸업생 300여 명(총학 추산)이 참가했다.

2일 오후 부산대 인문대학 앞 광장 '넉넉한터'에서 학생들이 촛불 대신 휴대폰 불빛을 밝혀 흔들며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을 진상 규명하라고 촉구하며 "대학본부 응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조씨는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원장님이 직접 '장학금 지급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하는 학교 측 태도가 오늘 이 자리에 학생들이 모인 이유"라고 했다. 재학생 황영진씨는 "학점 1.13을 받은 사람이 6학기 장학금을 받았는데 학교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했다. 재학생 고현우씨도 "'절차상 문제없다'는 학교 측의 입장에 우리들은 더욱더 상대적 박탈감과 허탈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 학교 의전원에선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2회 유급을 포함한 저조한 성적에도 2016년부터 전례 없는 '유급 위기 극복 격려' 명목으로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아갔다.

비옷 차림의 학생들은 "소리쳐도 묵묵부답, 대학본부 응답하라"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이들은 비를 맞으며 촛불 대신 휴대전화 플래시 불빛을 밝혔다.

이날 집회는 총학이 학내 여론을 모아 주최했다. 여론 수렴을 위해 이틀간 진행한 학생 총투표에는 9934명이 참여했고 91.5%가 조씨 의혹에 대한 '단체 행동'을 요구했다. 학생들의 목소리임을 강조하기 위해 총학 측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학생증이나 졸업증명서를 확인했다. 동문들이 앉는 구역과 외부인 구역을 분리해 통제선도 설치했다. 부산대에선 지난달 28일에도 일반 학생 주도로 350여 명이 참가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총학생회 측은 "분노할 일에 마땅히 분노해야 하기에 집회를 개최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제대로 진상이 밝혀지지 않는다면 다시 이 자리에 모이겠다"고 말했다.